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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델라 MS CEO |
마이크로소프트 CEO 나델라가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사무실에 책상을 들여놓은 것이었다. 스티브 발머 전 CEO가 치웠던 책상을 다시 집어넣었다. 일에 집중하겠다는 뜻인데 그만큼 MS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나델라가 지난 10일 이코노믹 타임스와 인터뷰를 통해 MS의 변화 방향을 밝혔다. 나델라는 무엇보다 혁신과 빠른 의사 결정을 강조했다.나델라는 “소비자, 협력사, 개발자, 직원, 학생 등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 MS가 독선에 빠져 변화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했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나델라는 “중요한 것이 또 있다면 이른 시간 안에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라며 “더욱 혁신적이고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델라의 이런 발언은 MS 의사결정 과정의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MS는 4개의 사업 부문으로 쪼개져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서 사업부 사이에 소통이 없어지는 것이다. 사업부 사이에 불신이 생겼고 갈등이 많아 ‘의사 결정이 느린 IT기업’이라는 오명을 듣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조직 내 마찰로 협력이 이뤄지지 않아 PC용 윈도8과 스마트폰용 윈도 OS를 분리시키는 명백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나델라는 “우리는 종종 우리가 하기 위한 것들에 대해 과대평가하거나, 우리가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과소평가 한다”며 MS의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MS의 이런 의사결정 구조가 MS가 혁신을 해내지 못한 이유라고 보는 것이다. 그는 빠르게 의사를 결정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나델라는 향후 모바일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델라는 이코노믹타임즈와 인터뷰에서 ‘MS의 핵심사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가 시장에 내놓을 것들에 대해 자세히 알려줄 수는 없지 않겠느냐”면서도 “MS가 곧 모바일 우선의 기조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MS의 모바일 시장 점유율 겨우 4%에 불과하다. 안드로이드가 79%인 점을 고려할 때 미미한 수치다.
MS는 모바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운영체제(OS)의 가격을 대폭 인하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PC를 비롯해 태블릿과 스마트폰 OS 가격을 낮춰 시장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의도다. 한 매체는 최근 MS가 일반 ‘윈도우7’사용자를 대상으로 ‘윈도우 8.1’의 저가 및 무료 버전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무료 OS로 시장 점유율을 높인 구글의 전략을 유심히 보고 있는 셈이다.
MS의 압도적 PC OS 점유율을 고려하면 이런 정책의 효과는 클 것으로 보인다. 윈도우 8.1이 PC와 모바일의 통합운영체제를 지향하는 만큼 MS의 스마트폰인 윈도우폰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IT전문 매체인 테크레이더는 “윈도우폰은 비즈니스에 최적화 되어있다”고 주장했다.
MS는 최신 OS를 PC업체 등에 공급하는 가격도 낮추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MS가 ‘윈도8.1’ 라이선스 비용을 기존 가격보다 70% 낮춘 15 달러에 PC업체에 공급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OS 라이선스 가격이 내려가면 PC나 태블릿 등 제품 값도 떨어지고 그만큼 시장 점유율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로 기대되고 있다.
나델라는 최근 인사를 통해 ‘구글 저격수’라 불리는 마크 펜을 MS 최고전략책임자에 임명해 주목을 받고 있다. 펜은 2012년 7월 MS의 광고 및 전략 담당 부사장으로 입사했다. 이전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비롯해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 거물 정치인들의 선거운동 캠프에서 네거티브 전략을 비롯해 홍보 및 여론조사 분석을 담당해왔다. 펜은 광고 및 전략 담당 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구글의 제품을 끌어내리는 ‘스크루글’ 광고로 만들어 화제를 모았었다.
나델라는 “펜은 데이터를 활용하여 우리 제품에 대해 고객들이 재빨리 평가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이해를 잘 끌어낸다”며 “펜의 능력이 MS가 직면한 모든 문제를 꿰뚫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