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당선자가 MG손해보험을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를 '서민금융'이라는 고유 업무을 강화해 내실 다지기를 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MG손해보험은 최근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MG손해보험 뿐 아니라 MG손해보험의 자회사인 MG인베스트먼트 역시 매물로 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G손해보험(옛 그린손해보험)은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의 공격적 사업 다각화 전략 아래 인수한 두 회사 가운데 하나인데 박 당선자가 정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임기를 마치기 전 MG손해보험에 자금을 집어넣어 경영 정상화에 힘을 보태려 했으나 유상증자 안은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부결됐다. 임기말 레임덕 때문에 안건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말도 나왔다.
신 회장은 2010년부터 8년 동안 새마을금고중앙회를 맡으면서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종합금융그룹’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품고 다양한 금융업계의 진출을 꾀했다.
실제 인수로 이어진 사례는 두 곳에 불과하지만 신 회장은 임기 동안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해 여러 캐피탈사와 증권사, 자산운용사 인수를 검토하고 또 실제로 인수에 참여했다.
신 회장은 2012년 12월 MG신용정보(옛 한신평신용정보)를 인수했고 2013년 2월에는 MG손해보험을 인수했다.
그러나 MG손해보험 매각 추진이 알려지면서 박 당선자가 임기를 시작하면 기존 신 회장의 공격적 투자기조를 크게 바꿀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자는 2014년 신 회장과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였을 때에도 신 회장과 다른 정책 기조를 내세웠다.
박 당선자는 새마을금고의 본래 역할인 ‘서민금융’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당시 연임에 도전하는 상황이었던 신 회장은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자는 당시 고배를 마셨지만 그가 그리는 새마을금고중앙회의 경영전략은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2일 회장으로 선출되고 난 뒤 “새마을금고를 대한민국 최고의 서민금융회사로 육성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당선자는 동울산새마을금고를 11년 동안 지키면서 새마을금고는 결국 지역 밀착형 경영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을 줄곧 유지해왔다.
동울산새마을금고는 박 당선자가 취임했던 1997년에는 자산 규모 146억 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45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신 회장 전에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을 맡았던 역대 회장들 역시 새마을금고의 서민금융 역할을 강조했었다.
14대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인 김헌백 전 회장이 실시한 새마을금고의 자기앞수표 발행이나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특례보증 대출이 대표적 치적으로 꼽힌다.
13대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을 맡았던 유용상 전 회장도 신용사업의 고유업무 확대로 서민금융지원을 원활히 해 연임까지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