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비 기자 yblim@businesspost.co.kr2018-01-31 12: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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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이 가상화폐 열풍에 따른 불확실성과 블록체인의 발전 가능성에 대비하는 데 정부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3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과 금융환경 혁신’ 심포지엄에 참석해 “비트코인 열풍은 앞으로 다가올 변화의 예고에 불과할 수도 있으며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데는 시장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장.
가상화폐 거래소의 폐쇄 가능성이 거론된 점은 부적절했다고 봤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의 폐쇄가 가능한 법률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있다고 밝힌 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박 장관의 발언은 합의되지 않은 사항”이라고 수습하는 등 정부 부처 간에 혼선이 빚어졌다.
윤 위원장은 “정부의 거래소 폐쇄 언급은 성급했다고 본다”며 “물론 투기적 요소가 과도한 면도 있지만 정부는 투기의 광풍이 걷히고 난 다음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상화폐가 금융자산이 아니라는 정부 입장에도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현재 정부는 가상화폐가 화폐도 아니고 금융자산도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락한다는 점에서 화폐가 아니라는 점은 수긍이 가지만 금융자산이 아니라는 입장은 다소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의 발전 가능성을 놓고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위원장은 “가상통화폐 플랫폼으로 이용되는 블록체인의 발전과 활용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금융에서도 블록체인 등 기술발전이 새로운 기회와 위협을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최고경영자의 ‘셀프연임’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셀프연임은 금융사 최고경영자가 이사를 선임하고 그 이사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최고경영자를 회장 후보로 추천해 연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윤 위원장은 “은행을 주인 없는 상태로 유지하는 이유가 자원 배분의 사회적 공정성을 유지하려는 것인데 은행 내부에 일종의 ‘참호’가 구축되면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코드와 노동자 추천 이사제 등을 도입하면 이런 관행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코드란 기관투자자가 적극적 의결권 행사로 주주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하는 의결권 행사지침을 말하며 노동자 추천 이사제 금융사 노동자의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제도를 뜻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