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01-29 22: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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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여성 검사가 과거 검찰 내 선배 검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대검찰청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창원지검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는 29일 오후 8시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당시 어려운 검찰 분위기, 성추행 사실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검찰의 이미지 실추, 피해자에게 가해질 2차 피해 등 때문에 소속청 간부들을 통해 사과를 받기로 하는 선에서 정리가 됐다”며 8년 전 성추행 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 서지현 검사가 29일 오후 8시 JTBC ‘뉴스룸’에 출연해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서 검사는 2010년 10월30일 장례식장에서 검찰 고위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서 검사가 지목한 가해자는 서 검사의 선배 검사였던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다.
서 검사는 “장례식장에서 안 전 국장이 옆자리에 앉아서 허리를 감싸안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등 성추행을 했다”며 “당시 안 전 국장은 술에 상당히 취해 있었다”고 말했다.
성추행이 벌어졌던 자리에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도 있었던 것도 드러났다.
서 검사는 “주위에 검사들도 많았고 당시 바로 근처에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도 있었던 만큼 손을 피하려 노력을 했을 뿐 대놓고 항의를 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성추행 피해자들에게 자책감에 시달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 성추행 사건을 폭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에 검찰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에 이어 방송에 나와 인터뷰를 하게 된 것은 피해자가 직접 이야기해야 진실성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나 역시 성폭력 피해를 입었음에도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책감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서 검사는 이날 오전 9시경 검찰청 내부전산망인 ‘이프로스’에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2010년 당시 법무부 간부였던 선배 검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대검찰청은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진상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서 검사는 이날 오후 종합편성 채널 뉴스에 직접 출연해 당시 상황을 폭로했다.
서 검사가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은 지난해 6월 이른바 '돈 봉투' 사건에 연루돼 검찰국장에서 면직됐다. 당시 안태근 검찰국장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2017년 4월 한 음식점에서 서울중앙지검 국정 농단 수사팀 직원들과 검찰 간부 등 10여 명에게 50~100만 원이 든 돈 봉투를 건넨 것이 알려져 큰 파문이 일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