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통상협상의 시험대에 올랐다.
백 장관은 에너지 전문가로 에너지 전환정책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통상문제 해결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을 시작으로 보호무역 기조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로이터는 “이번 세이프가드 조치는 트럼프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여러 잠재적 보호무역조치 가운데 첫 번째에 불과할 뿐”이라며 “태양광모듈과 철강 등 여러 산업분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이프가드 발동에 즉각 유감을 표명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결정하는 등 강도높은 대응을 예고했다.
앞으로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해 실질적 행동을 확대할 경우 백운규 장관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백 장관은 오랜 기간 교수생활을 한 재생에너지 전문가로 그동안 탈원전과 탈석탄 재생에너지 확대로 대표되는 에너지 전환정책의 기틀을 다지는 데 주력해 왔다.
상대적으로 산업통상자원부의 다른 한축인 통상분야에는 관련 경험이 부족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상분야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맡아왔는데 미국의 통상압력이 더욱 높아지게 되면 백 장관의 움직임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가 WTO 제소라는 카드를 꺼내든 만큼 백 장관은 세이프가드 대상국과 공동대응하는 방안을 적극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에 양자협의를 요청하기로 해 미국과 직접 협의에 나서 문제를 풀어갈 수도 있다.
백 장관은 애초 지난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을 비롯해 산업통상분야의 미국 측 고위인사들을 만나 세이프가드 문제와 한미FTA 재개정 등을 논의하려고 했지만 일정 등이 맞지 않아 이뤄지지 않았다.
백 장관은 지난해 국내에서 탈원전에 따라 원전 수출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커지자 유럽을 돌며 원전을 홍보해 한국전력공사가 영국 원전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