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18-01-21 11: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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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기업의 수출은 세계적으로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보호무역주의 확산,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환율변동 등의 제약요인으로 미국 등 주요 선진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21일 17개 해외 지사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상반기 지역별 수출 및 지역경제 전망’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 문재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무역보험공사 해외 지사장들은 주요 시장별 상황을 볼 때 올해 수출여건이 지역별로 다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LA, 뉴욕) 지사장은 “디지털 융합산업 확대, 건설경기 호조 및 설비투자 증가에 힘입어 반도체·일반기계 등의 수출은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철강·세탁기 세이프가드 청원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 법인세 인하에 따른 미국 기업 가격 경쟁력 상승 등으로 국내 기업의 미국 수출여건이 호의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북경, 상해) 지사장은 “한중 관계 회복에 따른 사드피해 완화, 중국의 안정적 성장과 개혁개방 확대정책 등으로 전년보다 수출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반도체·석유화학품목 등 중간재제품은 수출 증대가 예상되나 디스플레이·가전품목은 중국 자급률 상승 및 현지생산 확대로 수출 감소가 예상되는 등 품목별로 수출여건이 갈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리 지사장은 “EU(유럽연합) 경제는 수년간 이어온 완만한 성장세가 유지돼 모든 회원국의 경제 성장이 예상지만 영국의 EU탈퇴(브렉시트)·IS테러 등의 불확실성으로 유럽 수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은 정치적 불안과 유가 회복 지연 가능성, 아프리카 지역은 반정부 시위 등 정치적 불안정성 등으로 지난해보다 수출이 하락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아세안은 부품·소재산업 육성 등에 따른 산업 고도화, 중남미는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수출여건 개선, 러시아 등 구소련지역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특수 등으로 전반적으로 수출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해외 지사장 대부분은 수출기업의 최대 관심사인 수출대금 결제 위험도의 경우 전년도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미국·중앙아시아 등 일부 지역은 지난해보다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파악했다.
미국은 금리 인상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라 재무구조가 취약한 미국 중소규모 수입자의 대금 미결제 위험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뉴욕지사는 “2016년 말 이후 수입자 영업중단 및 연락두절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는 등 보험 사고건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LA지사는 “LA 자바시장의 침체로 섬유·패션 수입기업의 영업현황이 좋지 않다”며 “LA지사로 들어온 사고조사 의뢰건 가운데 절반 가량이 섬유·패션업종”이라고 파악했다.
자바시장(Jobber Market)은 북미는 물론 남미에 중저가 의류를 공급하는 미국 최대의 의류도매시장으로 전체 매장 2500개 가운데 국내 교민들이 약 1800개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시장 성장에 따른 매출 감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정책에 따른 중남미 고객 감소 등으로 단기간에 영업 개선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다.
카자흐스탄 주재원은 “중앙아시아의 경우 경기침체와 자국 화폐의 가치 하락으로 대금결제가 어려워져 중장비·자동차업종에서 보험사고가 증가했다”며 “통상적으로 수출대금 미회수 채권의 법률적 구제가 쉽지 않은 만큼 무역보험 등을 통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수출증가 추세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체제를 가동하겠다”며 “해외시장 진출을 고민하는 중소·중견기업들이 대금 미회수 위험과 환위험 등의 걱정없이 해외시장 개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무역보험을 적극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