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01-21 09:38:42
확대축소
공유하기
BNK금융지주가 환율 하락에 따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은 부산과 울산, 경남의 지역기반 사업을 펼쳐온 만큼 수출 중소기업 대상의 대출 비중이 높은데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부산지역에서는 자동차·선박·기계업종 수출 중소기업을, 울산지역에서는 자동차·조선·화학업종 중소기업을, 거제에서는 조선업종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출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환율 하락으로 수출기업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는 만큼 BNK금융은 덩달아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기업이 가격 경쟁력에서 일본, 중국 등 다른 국가에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말 ‘2018년 수출경기의 7대 이슈’를 발표하면서 “올해 수출 경기의 최대 복병은 원화 강세”라며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주요 수출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약화로 수출 감소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현재의 한국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환율수준을 1184원으로 제시했지만 현재 원/달러 환율은 1060원대까지 하락한 상태다. 이대로라면 약 10년 만에 1050원대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1년 동안 원화 가치의 상승폭은 13.83%로 주요국 통화 가운데 유로화(15.34%)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12월 제조업 수출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7로 전월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2016년 2월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기업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다. 기준선 100을 웃돌 경우 경기가 좋다고 보는 기업이, 100을 밑돌 경우 경기가 악화됐다고 평가한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BNK금융이 리스크 관리에 더욱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원화 강세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수출 중소기업들을 추려서 대손 등의 검토를 면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BNK금융은 지난해 하반기에 중소기업 대출의 부실율과 연체율이 높아진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에 순손실을 낸 것으로 예상됐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산은행은 지난해 3분기에 동아스틸 등의 1110억 원 규모 대출채권을 상각했다”며 “BNK금융의 텃밭인 부산지역 기반으로 볼 때 경기민감업종 중소기업 대출이 많은데 이 때문에 이런 대출의 건전성이 아직까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NK금융은 지난해 말 대손율이 0.77%로 예상됐다. 전분기보다 0.1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산과 경남지역 경기 부진의 여파로 BNK금융의 신규 및 기존 부실채권이 악화됐다”며 “BNK금융의 2018년 자기자본이익률(ROE) 전망치가 7.3%로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실적에서 나타나는 자산 건전성 악화로 투자매력이 낮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