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8-01-18 16: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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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케이블TV회사 인수를 적극 검토하면서 조만간 유료방송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다만 관련 규제가 완화되고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해야 본격적으로 인수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풍문으로 결론이 났지만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회사 인수 가능성을 열어둬 여전히 인수합병(M&A) 불씨가 남은 것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는 이날 한국거래소가 ‘CJ헬로 인수설’과 관련해 요구한 조회공시에 “케이블TV 인수와 관련해 특정업체에 한정하지 않고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케이블TV회사 인수에 나서겠다는 뜻이 분명히 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몇 년 전부터 케이블TV회사 인수의 타당성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TV는 인터넷TV(IPTV)에 밀리며 침체돼 있지만 초고속인터넷, 이동통신 등과 결합해 고객을 끌어올 수 있는 등 여전히 통신사에게 매력있는 시장이다.
LG유플러스는 2017 3분기 IPTV 가입자가 2016년보다 16.6% 증가하며 이통3사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유료방송사업에서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려면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외에 딜라이브를 인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딜라이브는 국내 케이블TV 3위 사업자로 2015년부터 매물로 나왔다. 최근 딜라이브는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했는데 여러 업체들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시장에서 10.42% 점유율을 차지해 5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CJ헬로(점유율 12.97%)나 딜라이브(점유율 6.66%)를 인수할 경우 2위인 SK브로드밴드(13.38%)를 제치고 단숨에 KT에 이어 2위를 차지하게 된다.
CJ헬로와 딜라이브뿐만 아니라 티브로드, HCN, CMB 등의 케이블TV회사도 LG유플러스가 인수할 수 있는 잠재적 매물로 꼽힌다.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회사를 인수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왼쪽)와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
CJ헬로의 경우 2016년 SK텔레콤과 인수합병를 추진할 때 가격이 1조 원대에 이르렀다. 딜라이브도 최소 1조 원 이상의 가격을 받기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실적이 좋고 유동성이 탄탄한 편이 1조 원이 넘는 가격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 때문에 LG그룹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할 것이란 말이 나온다.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회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SK텔레콤과 CJ헬로의 합병을 막았던 ‘경쟁상황평가’의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6년 7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불허하면서 합병법인의 유료방송 지역(권역)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아진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런 기준이 똑같이 적용된다면 LG유플러스도 인수합병을 추진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경쟁상황평가 기준을 ‘지역’에서 ‘전국’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 정책이 확정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규제가 완화돼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회사를 인수할 경우 기존 유료방송시장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KT나 SK텔레콤도 케이블TV회사 인수를 추진해 유료방송시장이 이통3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