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2월 임시국회에서 환경부 아래로 이동을 끝낼 수 있을까?

2월 임시국회에서 물관리 일원화와 관련한 정부조직법 일부개정안이 통과할 경우 수자원공사는 환경부에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된다. 하지만 법안통과가 되지 않을 경우 몸은 국토교통부에 있고 마음은 환경부에 있는 답답한 상황을 이어가야 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1월30일부터 2월28일까지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물관리 일원화 문제를 다룬다.
 
이학수, 수자원공사의 '몸 따로 마음 따로' 빨리 끝내고 싶다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2월29일 마지막 국회 본회의를 열기 위해 야당의 요구였던 개헌특위 활동기한 연장 등을 수용하는 대신 올해 2월까지 물관리 일원화 법안의 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합의문에 담았다.

물관리 일원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이자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사안으로 국토부와 환경부로 각각 쪼개져 있는 수량관리와 수질관리를 환경부로 통합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애초 지난해 7월 중소기업벤처부 설립 등을 포함한 정부조직법 일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 물관리 일원화도 함께 추진했으나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여야는 당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9월 말까지 물관리 일원화 논의를 진행해 처리하기로 했지만 이를 지키지 못했고 결국 처리기한을 올해 2월로 미뤘다.

수자원공사는 현재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데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물관리 업무가 환경부로 통합될 경우 환경부 산하 공기업으로 소속이 바뀌게 된다.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 출범부터 환경부 이관을 준비했지만 법안의 국회통과가 늦어지면서 ‘몸 따로 마음 따로’인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지난해 통합 물관리의 필요성을 알리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여는 등 물관리 일원화를 강조해 왔다.

이 사장은 10일 한국일보에 기고한 ‘물관리 일원화와 거버넌스’ 글에서 “물관리와 관련한 국민적 요구와 관리체계 사이에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물관리 일원화가 시급하다”며 “수량과 수질 관리기능의 분절에 따른 재정 비효율과 국민의 불신을 고려하면 물관리 일원화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물관리 기능을 일원화할 경우 하천사업의 중복해소, 광역·지방상수도의 통합운영 등을 통해 앞으로 30년 간 15조7천억 원의 경제적 편익이 예상된다”며 “홍수와 가뭄의 예방 및 수질개선의 효과가 기대되는 등 통합관리 효과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자원공사 사장은 그동안 대부분 국토부 출신이 맡아왔는데 이 사장은 수자원공사에서 30년가량 일하다 사장에 오른 내부출신으로 국토부와 연결고리가 약해 환경부 이관을 추진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병욱 국토부 노조위원장은 10일 국회에서 함진규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을 만나 “국토부 안에 물관리 일원화를 반대하는 의견이 있지만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물관리 일원화 추진절차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사장은 국토부 출신이 아닌 만큼 국토부 내의 반대기류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수자원공사의 입장에 충실할 수 있는 셈이다.

국토부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덩치 큰 공기업이 즐비하지만 환경부 산하에는 현재 공기업이 하나도 없어 수자원공사가 환경부로 이관될 경우 위상이 높아질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물관리 일원화를 여야 합의내용에 포함할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고 이 사장 역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2월 임시국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2월 임시국회에서는 물관리 일원화뿐 아니라 개헌, 노동시간 단축 등 굵직한 사안들도 다뤄져 여야가 지난해처럼 물관리 일원화에 뜻을 모으기 쉽지 않아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물관리 업무가 환경부로 통합될 경우 규제강화에 따라 국토개발이 위축될 가능성 등을 내세우며 반대하고 있지만 정치권은 그 안에 4대강사업과 관련한 부담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바라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