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남자기가 의료기기 등 신사업에 진출한다.
행남자기는 신사업 분야를 키워 3년 안에 매출 960억 원, 영업이익 2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주력사업과 관계없는 신사업으로 무리한 확장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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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석 행남자기 사장 |
27일 행남자기에 따르면 행남자기는 앞으로 의료기기와 화장품사업, 중국 미디어, 유통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행남자기는 의료기 전문 제조사인 진성메디와 중국 CCTV몰 사업자 자격을 보유한 데이터시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행남자기는 진성메디를 통해 기존 세라믹 기술을 활용한 의료기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진성메디가 개발 중인 미세전류마사지기를 기반으로 화장품사업에도 뛰어들겠다는 뜻도 밝혔다.
데이터시스는 CCTV에서 운영하는 CCTV몰의 상품기획자(MD) 권한과 기업소개 다큐멘터리 ‘탐색과 발견’ 편성 독점권을 보유하고 있다. 행남자기는 이를 활용해 중국에서 미디어사업과 유통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행남자기는 진성메디와 데이터시스를 통해 2015년 매출 108억 원에 영업이익 20억 원, 2017년 매출 960억 원에 영업이익 2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유석 행남자기 사장은 “제2의 창업이라는 각오로 신사업 추진에 전사적 역량을 기울일 것”이라며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해 내년 흑자경영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행남자기는 ‘본차이나’ 브랜드를 내세워 도자기시장에서 한국도자기에 이은 업계 2위 기업이다.
도자기업계는 수입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저가제품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업황이 좋지 않다.
행남자기는 몇 년 동안 영업손실을 내왔다. 2011년 17억2천만 원, 2012년 29억8천만 원으로 영업손실이 커졌다. 지난해 부동산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으로 13억8400만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해 상반기 다시 7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주력사업이 부진하자 행남자기가 생존을 위해 신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행남자기의 신사업 진출에 우려의 시각도 보낸다. 당장 자금조달이 문제로 꼽힌다.
행남자기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현금과 현금성자산이 2억 원 가량에 불과하다. 행남자기가 밝힌 투자자금 10~20억 원에 크게 부족하다. 행남자기는 올해 안에 전환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행남자기는 지난 6월 신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48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신주 배정 대상자들이 청약에 참여하지 않아 무산됐다.
신사업 전망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평가한 점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에 대해 너무 긍정적으로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2~3년 내 실적이 수십배 늘어날 것이라는 건 근거없는 장밋빛 전망이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행남자기는 “무모한 전망이 아니다”라며 “신사업 실적 전망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석 사장은 2004년 야심차게 베이커리 사업에 진출했다가 5년 만에 철수한 적이 있다.
김 사장은 2004년 기획이사 시절 신사동에 ‘크리스피앤크리스피’라는 베이커리 매장 설립을 주도했다. 크리스피앤크리스피를 고급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로 키울 생각이었으나 수익이 나지 않아 2009년 사업을 접었다.
김 사장은 2012년 대표이사 총괄사장에 올라 2년째 행남자기를 이끌고 있다. 김 사장은 김창훈 창업주의 증손자로 김준형 명예회장과 김용주 회장의 뒤를 이은 4세 경영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