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주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와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점검해 개선사항을 찾는다.
최 원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산업의 발전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감원의 감독과 검사의 방향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운영실태와 조직문화 등에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CEO 승계를 위한 후계자 육성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사외이사도 후보추천과 평가 과정에서 경영진의 영향력이 반영돼 독립성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2018년 초에 주요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지배구조와 경영승계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살펴본 뒤 문제를 발견하면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 원장은 금융회사가 CEO후보군을 자체적으로 선정할 경우 이사회뿐 아니라 주주, 외부자문기관, 사외이사 등의 추천을 확대하는 예시를 내놓았다.
CEO후보군을 압축할 때 내부후보자의 사전 컷오프 기준을 금융그룹 내부의 회사나 업무분야를 2곳 이상 경험하는 것으로 내놓기도 했다. CEO 경험과 전문성 등을 후보자별로 계량평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최 원장은 “금융회사를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검사할 때도 지배구조 운영실태 등을 중점적으로 운영해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겠다”며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이사회와 면담이나 설명 등 소통을 강화해 이사회의 역할을 제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계열사를 2개 이상 둔 그룹 대상의 ‘금융그룹 통합감독방안’도 2018년 초에 확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최 원장은 “금융위원회와 함께 해외사례를 조사해 글로벌 기준을 연구하고 감독 대상인 금융그룹의 선정기준과 규율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 원장이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문제를 잇달아 지적하면서 ‘관치금융’ 논란이 일어난 점을 놓고 “일정과 규칙에 지배구조 점검이 있는데 감독기관이 리스크 관리나 내부통제를 안 보겠다고 하면 그것도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금감원이 최근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리스크관리 실태평가 결과로 CEO승계 프로그램의 개선 등을 포함한 경영유의 조치를 내린 것을 두고는 최 원장은 “이번 검사는 원래부터 있었던 지주사의 검사일정에 맞춰 했다”며 “특정한 사람을 노려 검사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초대형 투자금융(IB)회사의 시장 안착에도 힘쓰기로 했다. 자본시장에 모험자본을 더욱 많이 공급하고 기업금융 기능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초대형 투자금융회사의 출범에 따른 잠재적 위험에 먼저 대응하기 위해 상시감시체계를 통한 밀착감시를 하겠다”며 “국내 증권사가 적절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능력을 갖춘 한국형 투자금융회사로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금감원의 채용비리 문제를 놓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징계 수준을 강화했고 직원들이 퇴직자와 개인적으로 접촉하는 것도 엄격하게 제한했다”며 “법을 어겼거나 부당한 지시가 거부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청렴하고 건강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국민의 믿음을 잃고 흔들리는 금감원을 뿌리부터 다시 세우려면 내부인사와 조직문화는 물론 감독, 검사, 제재, 소비자보호 등의 방식을 모두 쇄신해야 한다”며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고 소비자 보호에 중심을 둔 금융감독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