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한화그룹의 방산계열사, LIG넥스원 등 방산기업들이 내년 국방예산 증가에 따른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국회가 확정한 2018년도 예산안의 국방부문 예산을 살펴보면 방위력개선비 증가폭이 전력운영비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그룹 한국항공우주산업 LIG넥스원,국방예산 증가로 기대 부풀어

▲ (왼쪽부터)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신현우 한화테크윈 대표이사, 권희원 LIG넥스원 사장.


국방예산은 전력운영비와 방위력개선비로 구분된다.

전력운영비는 현재의 병력과 장비를 유지하는 데, 방위력개선비는 신규무기 도입과 기존무기 개량에 쓰이는 비용이다.

내년 국방예산은 43조1581억 원으로 확정됐는데 전력운영비에 전체예산의 68.7%인 29조6378억 원이 책정됐으며 방위력개선비로는 13조5203억 원이 배정됐다. 내년 전력운영비는 올해보다 5.3% 늘어나는 것이며 방위력개선비는 10.8% 급증하는 것이다.

방위력개선비 증가율이 큰 폭으로 커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방위력개선비 증가율은 2012년 2.1%에서 지난해 5.7%까지 늘었는데 올해 증가율은 더 커진 것이다.

여태껏 방위력개선비 증가율을 웃도는 수준에서 방산기업 매출이 증가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방산기업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국방예산이 증가할 때마다 방산기업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에서 내년 국방예산의 증가는 올해 한 해 동안 부진했던 방산기업 실적이 회복세로 돌아서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군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타격체계(킬체인)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체계 등 이른바 ‘3축체계’와 관련한 예산을 올해보다 14.5%늘린 4조3628억 원으로 확정했다.

LIG넥스원은 킬체인의 ‘눈’으로 불리는 대북정찰위성사업의 합성개구레이더(SAR) 시제품을 제조할 기업으로 11월 말에 선정됐다. 대북정찰위성사업 연구개발에 배정된 내년 예산은 모두 1068억 원으로 올해보다 140% 늘었는데 LIG넥스원이 예산 증가의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LIG넥스원은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에 핵심무기로 꼽히는 다양한 유도무기 개발도 맡고 있어 수혜폭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방위사업청은 항공기와 탄도탄 방어를 담당하는 한국형 패트리어트미사일 ‘철매-Ⅱ’의 성능개량사업에만 올해보다 34배 늘어난 1708억 원을 내년 예산으로 배정했다. 이 밖에도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의 2차 성능개량사업에 3049억 원, 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현궁’ 양산사업에 1936억 원 등이 책정됐다.

한화그룹의 여러 방산계열사들도 국방예산 증가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의 지주사 격인 한화가 자체개발한 230mm급 다련장 ‘천무’의 양산사업에 배정된 내년 예산은 5628억 원이다. 올해보다 예산이 14.5% 늘었다.

한화테크윈이 자회사 한화지상방산을 통해 생산하는 K9자주포와 K10탄약운반차, K55A1자주포, K56탄약운반차 등에 배정된 예산도 7714억 원에 이른다.

군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개발사업은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 등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 부문 예산에는 모두 5483억 원이 책정됐다. 이는 올해보다 예산이 48% 늘어난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군의 새 전투기 도입사업과 항공기 관련체계 연구개발 및 성능개량 사업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독자개발해 만든 한국형기동헬기 ‘수리온’의 후속양산 사업에 모두 5094억 원이 배정됐다. 수리온에 기반해 개발된 해병대용 상륙기동헬기사업에도 1165억 원이 책정됐다.

수리온을 개량해 만든 의무후송전용헬기도 내년에 양산된다. 애초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는 내년 예산이 0원으로 책정됐으나 최근 북한군의 판문점 귀순사건이 일어나면서 국회 심사과정에서 147억5천만 원이 배정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담당하는 한국형전투기(KF-X) '보라매'의 연구개발에 책정된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35.6% 늘어난 4108억 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