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대기업과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 국정농단 여파로 청와대와 대기업의 거리가 멀었는데 경제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대기업과 접촉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과 8대 그룹 정무·대외협력 담당 고위경영진의 비공개 회동이 추진된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김준 SK 사장, 하현회 LG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 오인환 포스코 사장, 홍순기 GS 사장, 여승주 한화 사장 등이 그룹을 대표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간담회의 구체적 의제는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과 관계개선 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 확대, 평창 올림픽 지원 요청 등을 주제로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당초 20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만찬 간담회를 여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청와대에 따르면 아직 정확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홍장표 경제수석이 아닌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기업인을 만나는 것은 정경유착 등의 오해를 피하기 위한 방도로 해석된다.
경제부처를 직접 주관하는 경제수석이 기업인들을 만나는 데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대통령의 경제 교사로 제한적 역할을 하는 경제보좌관을 내세웠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청와대는 지난해 국정농단에서 정경유착이 불거지면서 대기업과 접촉을 자제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7월 기업인들을 청와대에 불러 간담회를 한 이외에 별다른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만남으로 청와대와 재계의 소통 창구가 복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과를 내려면 대기업의 동참이 없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대기업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만나 대기업을 혁신성장의 축으로 꼽았고 12일 구본준 LG 부회장 등 LG그룹 경영진을 만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