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비 기자 yblim@businesspost.co.kr2017-12-13 17: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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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은행이 가상화폐 거래계좌 제공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가상화폐 투자심리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은행의 가상화폐 계좌가 폐쇄되는 것이 아닌 만큼 투자자들이 계속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13일 금융권에서는 일부 은행이 가상화폐 거래계좌 제공을 중단해도 가상화폐 투자심리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의 오프라인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원 블록스의 모습. <뉴시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13일 오후 4시 1878만8천 원에 거래됐다. 24시간 전과 비교해 2.15% 하락했다.
이날 가상화폐 테마기업들의 주가는 대부분 올랐다.
SCI평가정보 주가는 전날보다 29.88%(1010원) 급등한 4390원에 장을 마쳤다. SCI평가정보는 기업 신용평가 회사인데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인 ‘에스코인’을 열었다.
빗썸 운영사인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지분을 쥐고 있는 비덴트와 옴니텔 주가도 전날보다 16.30%, 9.30% 상승했다.
이 밖에 가상화폐 테마기업들의 상승폭을 살펴 보면 한일진공(2.61%)과 포스링크(3.20%), 퓨쳐스트림네트웍스(1.82%) 등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의 가상화폐 계좌공급 중단 소식이 가상화폐와 관련한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날 IBK기업은행을 비롯한 일부 은행이 앞으로 가상화폐 거래소에 신규계좌를 공급하지 않고 기존에 운영하던 계좌만 유지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는 자체적으로 거래 계좌를 만들 수 없어 은행과 계약을 맺고 가상계좌를 공급받아 고객에게 개설해 준다. 따라서 거래소가 계좌공급을 받지 못하면 고객들이 투자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투자심리가 꺾이지 않은 것은 은행들의 계좌제공 중단이 시장에서 큰 악재로 여겨지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모든 은행이 계좌를 전면 폐쇄하는 것이 아닌 만큼 기존 투자자들이 대부분 계속 투자를 이어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신규 투자자들도 여전히 계좌 개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IBK기업은행과 신한은행은 신규계좌의 공급을 중단할 뿐 기존계좌는 계속 운영한다.
NH농협은행은 정부 방침이 확정될 때까지 신규계좌 개설과 기존계좌 운영을 모두 유지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해 정부의 구체적 규제방안이 나오면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 계좌공급을 중단하거나 기존 계좌를 폐쇄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규제방침이 오히려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 가이드라인 역할을 해 투자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13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긴급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가상통화 투기과열과 가상통화를 이용한 범죄행위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법무부가 이끄는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는 15일 회의를 열어 구체적 규제방침을 정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국내에서 비트코인의 하루 거래량이 코스닥시장 거래량을 넘어설 만큼 시장이 커진 상태에서 정부가 거래를 완전히 틀어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오히려 투자자 실명인증 시스템을 확대하고 한 사람이 계좌 한 개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적절한 규제조치가 나오면 투자가 더욱 활성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