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2017-12-10 14: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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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로펌들에게 주요 고객은 대기업이다.
대기업 입장에서 소송에 휘말리게 되면 난감할 수밖에 없다. 소송규모가 크면 클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로펌에게는 일감을 확보할 기회다. 송무로 맺은 관계가 자문 등 업무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 이인재 태평양 대표변호사(왼쪽)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대기업 소송이 중요한 이유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이 연루된 소송에 대형로펌들이 빠짐없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세기의 재판'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은 법무법인 태평양이 맡고 있다.
태평양은 특검 수사가 진행될 때부터 이 부회장의 법률지원을 맡았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구속기소를 막지 못한데다 1심에서 중형을 선고 받자 법무법인 교체설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소송의 연속성 등을 고려해 태평양에게 변호를 계속 맡기기로 했다. 다만 대표 변호인은 연수원 16기 송우철 변호사에서 9기인 이인재 태평양 대표변호사로 바뀌었다.
이 변호사는 인천지방법원장을 지냈다. 여기에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한위수 태평양 대표변호사와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장상균 변호사 등이 가세하며 변호인단에 힘이 실렸다.
태평양은 공정거래위원회와 퀄컴 사이의 1조 원대 과징금 취소소송에서도 삼성전자를 대리하고 있다. 이 소송은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대형로펌이 대거 참여해 관심을 끈다.
삼성전자는 소송 당사자는 아니지만 공정위측 보조참가인으로 소송에 관여하고 있다. 광장과 태평양이 삼성전자 법률대리인을 맡았다. 역시 보조참가인인 애플도 태평양에게 소송 대리를 맡겼고 인텔은 지평을 선택했다.
퀄컴은 법무법인 세종을 주축으로 하고 화우·율촌을 법률대리인으로 내세웠다. 공정위 쪽은 법무법인 KCL, 최신법률사무소가 참여한다.
고용노동부와 SPC는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논란을 놓고 법적 분쟁 수순을 밟고 있는데 여기에 김앤장법률사무소가 참여한다.
김앤장은 고용노둥부가 파리바게뜨에 제빵기사 직접고용을 지시하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고 고용노동부가 파리바게뜨 사법처리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조만간 법정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앤장을 선임한 SPC에 맞서 고용노동부는 원, 시민, 지향 등 진보성향 법무법인을 법률대리인으로 세웠다. 보조참가인인 제빵기사들은 법무법인 여는을 선임했다.
국내 최대 로펌답게 김앤장은 많은 소송에 참여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배임횡령 재판도 담당하고 있다. 신 회장은 2015년 형제의 난 때부터 김앤장에게 법률대리를 맡기고 있다. 계열사 검찰수사에 태평양, 광장, 세종 등이 참여하고 김앤장은 신 회장 개인을 전담으로 한다.
김앤장은 지난해 검찰 수사가 진행될 당시 검찰이 청구한 신 회장의 구속영장의 기각을 이끌어 내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10월30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신 회장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하면서 김앤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법무법인 율촌은 자택공사 비리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변호를 주도한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도 변호사로 해당사안에 참여하고 있다.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은 검찰에서 두 차례 반려됐다.
경찰은 11월22일 조 회장을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