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 품질문제와 대형 올레드 증설투자 지연으로 올레드패널 중심의 사업체질 전환에 혼란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레드패널의 수요가 내년부터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LG디스플레이가 성장기회를 잡으려면 이런 문제를 하루빨리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내년에도 LCD패널 업황은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올레드패널은 본격적 수요확대로 급성장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에 전 세계 LCD패널 공급과잉률이 7.8%에 이르며 가격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수요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반면 중국업체들의 생산량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레드패널은 스마트폰과 TV 등 기기에서 LCD를 대체하며 내년부터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부터 LCD패널에 더 이상 증설투자를 벌이지 않고 올레드에 투자를 집중하겠다며 올레드 중심의 완전한 사업체질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기술경쟁력이 여전히 불안하고 대형 올레드패널의 생산능력도 LCD패널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고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사업에서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중소형 올레드 기술을 인정받지 못한 데다 대형 올레드 중국공장 투자도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LG디스플레이가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업체에 공급한 중소형 올레드패널은 화면에 잔상이 남는 ‘번인’ 현상 등이 나타나며 품질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고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최근 중소형 올레드 수율개선에 성과를 낸 점을 볼 때 품질논란도 이른 시일에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가 대형 올레드패널 생산능력을 단기간에 확대하기 위해 내놓은 중국 신규공장 투자계획도 한국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해 늦춰지고 있다.
고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정부 승인을 받아 중국 증설투자를 재개한다면 시장에서 대형 올레드패널의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LG디스플레이가 내년까지 계속 이런 문제를 겪어 올레드 수요증가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적기에 성장기회를 잡을 수 없게 된다. 올레드 중심의 사업전환이라는 과제가 더욱 무거워지는 셈이다.
고 연구원은 “올레드 중심의 디스플레이 시장변화는 장기적 관점에서 LG디스플레이에 성장기회를 줄 것”이라며 “LCD 사업가치의 하락을 올레드패널로 만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LG디스플레이의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의 절반 수준인 1조337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본격적 올레드시장 진출이 늦어지면 수익성에 더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