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KB금융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착수한다.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금융당국이 주문하고 있는 KB금융사태 책임과 관련해 사실상 사퇴를 거부했다. 금융당국은 사외이사들의 거취를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승인과 연계하고 있어 LIG손보 인수는 계속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이사회는 12일 제15차 임시이사회를 열어 ‘모범적 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프로젝트 추진’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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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차기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
윤 내정자는 최근 KB금융 실무진에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이사회 직속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KB금융은 2008년 9월 출범 당시 지배구조를 지금까지 유지해 왔다.
KB금융 이사회는 윤 내정자의 지시대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할 것을 의결했다. 이 팀에 전략기획담당상무와 인사(HR)담당상무 및 준법담당상무가 들어가 활동하게 된다.
KB금융은 태스크포스팀에 참여할 외부 컨설팅회사를 이른 시일 안에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태스크포스팀은 2015년 3월까지 KB금융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는다.
태스크포스팀은 먼저 KB금융의 CEO 승계 및 양성 프로그램을 검토한다. 또 이사 추천 및 사외이사 평가프로세스도 검검한다. 이사회 내부의 위원회 기능도 살펴본다. KB금융 계열사 대표 및 지주사 주요 임원 추천제도도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KB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태스크포스팀이 최종적 개선안을 보고하면 이사회가 결의하는 방식”이라며 “이사회를 통과한 개선안을 관련 규정에 반영해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이날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함께 열어 윤 내정자를 KB국민은행장 후보로 내정했다. 윤 내정자는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하지만 회장 급여만 받는다.
이사회의 한 관계자는 “윤 내정자는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의 주요 보직을 모두 경험했다”며 “조직안정과 효율적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윤 내정자가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하는 게 옳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이사들의 거취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영진 사외이사는 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사외이사 거취 문제를)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사외이사도 ‘KB금융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밝히는 등 사외이사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신제윤 위원장은 "KB금융사태에서 경험했듯이 최고경영자 리스크의 안정적 관리와 함께 사외이사와 이사회 등이 제도의 본래 취지대로 작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과 사외이사 거취를 연계해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6일 정례회의를 열 예정인데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승인에 대한 안건을 상정할지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