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기업공개(IPO)를 다시 추진한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해 상장을 시도했으나 실적이 부진해 연기했다. 구 부회장은 SK루브리컨츠의 기업공개를 통해 핵심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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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 |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의 기업공개 주관사들이 최근 상장을 준비하는 모임을 열었다.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공동주관사는 KDB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씨티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 등이다.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에너지와 화학사업을 진행하며 윤활유사업이 주요 수익원이다.
SK루브리컨츠는 2012년 10월 주관사를 선정한 뒤 지난해 상반기에 상장을 끝내려고 했다. 그러나 2012년 영업이익 2999억 원을 내면서 기업공개를 보류했다. 2011년보다 영업이익이 42%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구자영 부회장은 SK루브리컨츠가 올해 들어 성장세를 회복하자 다시 상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주관사와 함께 적정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시기를 골라 기업공개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SK루브리컨츠는 올해 상반기에 영업이익 1419억 원을 냈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1556억 원을 감안하면 상반기에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을 낸 것이다. 글로벌기업들에 윤활유를 공급하면서 시장점유율도 늘리고 있다.
지난달 7일 글로벌 에너지기업 렙솔과 함께 건설한 스페인 카르타헤나 윤활기유공장이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SK루브리컨츠는 스페인공장이 가동되면서 액손모빌과 쉘에 이어 고급 윤활기유시장 3위에 올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여러 나라들이 친환경규제를 시행하면서 고급 윤활유의 수요가 늘어났다”며 “SK루브리컨츠 실적이 앞으로도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유업계 전문가들은 구자영 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 실적이 부진하자 SK루브리컨츠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반기에 50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러나 3분기에 윤활유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48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윤활유 부문은 영업이익 794억 원을 내면서 3분기 흑자전환을 이끌었다.
구 부회장은 핵심자산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경영을 안정화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SK루브리컨츠를 상장하면 자금을 확보해 핵심사업에 투자를 할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아직 상장주관사가 구체적 일정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SK이노베이션은 SK루브리컨츠를 상장하면서 신주발행 대신 구주를 팔아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