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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언론 "삼성전자 리더십 위기의 답을 이사회에 요구하고 있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10-30 13: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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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대규모 연말인사와 조직개편을 앞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사회의 역할과 구성원의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과 권오현 부회장의 공백을 대체하기 위해 후임자를 물색하고 의사결정 등 주요 경영과정에서 이사회의 책임과 권한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해외언론 "삼성전자 리더십 위기의 답을 이사회에 요구하고 있다"
▲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30일 외신을 종합하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말인사와 조직개편이 최근 수년 이래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될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그룹은 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돼 강도높은 특검수사를 받으며 지난해 연말인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병상에 오른 뒤 인사규모도 대체적으로 줄었다.

이런 기조가 이어지며 그동안 인적쇄신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데다 권 부회장도 사퇴발표와 함께 경영진 세대교체를 과제로 제시한 만큼 대규모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 이사회가 권 부회장의 사퇴를 계기로 대대적 리더십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인적쇄신을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인사와 조직개편은 31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승인을 거쳐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12월 초 발표했던 인사시기를 대폭 앞당기는 것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그룹이 사실상의 총수공백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았지만 ‘이재용 체제’를 구축하는 데는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도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공백 이후 나아갈 길에 고심하고 있다”며 “지속성장을 추진할 수 있는 능력과 리더십을 모두 갖춘 인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앞으로 삼성전자의 새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인수합병 등 주요 결정은 권 부회장의 뒤를 이을 이사회 의장이 주도하는 이사회 논의를 거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권 부회장과 각자대표를 맡고 있는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이 같은 세대의 경영진으로 꼽히는 만큼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적극적 세대교체를 이뤄내기 적합하지 않다는 말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부터 전문성을 갖춘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과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특별조직 ‘거버넌스위원회’ 설립을 논의하는 등 이사회의 역할 강화를 준비해왔다.

이 부회장의 부재로 삼성전자 이사회의 역할확대가 더 절실해진 지금의 상황은 이런 변화가 더 앞당겨지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권 부회장과 윤 사장, 신 사장 등 대표이사를 포함해 이 부회장과 경영전문가 및 법률전문가 출신 사외이사들로 구성돼있다.

사외이사 평균연령이 만 68세로 높고 사내이사들의 결정에 반대 목소리를 거의 내지 않는 ‘거수기’ 역할에 그친다는 비판도 꾸준히 고개를 들고 있는 만큼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 주주들은 깊어지는 경영공백 위기에 대한 답을 이사회에 요구하고 있다”며 “현재의 경영진과 이사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언론 "삼성전자 리더십 위기의 답을 이사회에 요구하고 있다"
▲ 경기 수원시의 삼성전자 본사 사옥.

삼성전자가 이사회에 진정한 변화를 노린다면 손영권 최고전략책임자 사장 등 해외파 주요경영진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거나 최초의 외국인 또는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추진할 수 있다.

이사회 의장을 기존 대표이사가 아닌 사외이사가 처음으로 맡게 될 가능성도 나온다. 이 경우 기업 경영과 관련된 주요 결정에 이사회가 독립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단순히 이 부회장과 권 부회장의 역할을 대신할 인물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이사회에 구조적 변화를 추진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걸음을 떼는 셈이다.

애플과 인텔,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 등 글로벌 주요 IT기업은 대부분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안드로이드헤드라인은 “삼성전자의 경영공백은 곧 실리콘밸리 기업과 같이 민주적인 리더십 구조를 갖춰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이사회의 권한이 더욱 강력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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