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홍준표 대표 자격과 당 운영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과 최경환 의원이 홍준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출당 압박을 받은 데 반격하고 나섰다.
홍 대표는 사리사욕에 눈먼 사람들의 사퇴 요구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맞받으며 대립각을 세워 한국당 내 친박과 지도부 사이 내홍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청원 의원은 22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신하고 자숙해야 할 사람(홍 대표)이 당을 장악하기 위해 ‘내로남불’식 징계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번 징계조치가 정권에 잘 보여 자신의 재판에 선처를 바라기 위한 것은 아닌지 당의 사당화를 위한 것 아닌지 묻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는 20일 회의를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 최경환 의원을 상대로 ‘탈당 권유’ 결정을 내렸다. 서 의원과 최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 인사다.
서 의원은 홍준표 대표체제를 허무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그는 “홍 대표는 새로운 보수의 가치와 미래를 담을 수 없는 정치인으로 당과 나라를 위해 홍 대표체제는 종식되어야 한다”며 “일차적으로 절차와 법적절차를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또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언급하며 “검찰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나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요청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며 홍 대표가 관련 사실을 부인할 경우 증거를 공개할 뜻도 내비쳤다.
홍 대표는 ‘성완종 리스트’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 실형이 선고됐는데 2심에서는 무죄를 판결받았다.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최경환 의원도 윤리위의 징계 결정이 발표된 뒤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결정은)정당의 민주적 절차와 규정을 완전히 무시한 독재적 행태이며 정치적 보복행위라고 밖에 할 수 없다”며 “개인의 권력욕에 사로잡혀 당을 사당화 해가는 홍준표 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앞으로 이를 위해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의원 모두 징계에 반발하며 역으로 홍 대표체제 허물기에 시동을 걸었는데 자유한국 당 내 친박계 의원들도 가세할 것으로 관측된다.
친박 의원들은 박 전 대통령과 두 의원의 징계를 반대하고 있다.
홍 대표는 서 의원과 최 의원의 사퇴요구와 관련해 22일 페이스북에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의 준동에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가는 길에 내우외환 어려움이 닥쳐도 당원과 국민 지지를 바탕으로 거침없이 돌파해 나가겠다”고 글을 올렸다.
홍 대표는 당을 사당화하고 있다는 주장을 놓고는 “개인영달을 위해서가 아닌 잘못된 국정운영으로 국민신뢰를 잃고 궤멸하는 한국 보수우파들을 재건하라는 역사적 소명을 받고 대표가 됐다”고 반박했다.
홍 대표와 서청원 최경환 의원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당분간 자유한국당은 비박계와 친박계 갈등으로 내홍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등이 자진탈당하지 않으면 당헌·당규에 따라 30일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제명처분을 하도록 돼있다. 다만 현역 국회의원을 제명하려면 의원총회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해 두 의원을 제명하기는 쉽지 않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