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 문제가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현대글로비스·삼표·오뚜기·티브로드 등이 의원들의 표적이 됐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모두발언을 통해 “대기업집단 총수일가의 사익편취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편법적 지배력 확대를 차단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상반기 내부거래 실태 점검을 토대로 법위반 혐의가 높은 기업은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엄중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 국감은 일감몰아주기 기업들에 대한 집중적인 질의가 이어졌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현대차그룹 여러 계열사가 삼표그룹에 일감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며 “삼표그룹이 정의선 부회장과 특수관계가 있어 행정규제가 가능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김 위원장은 “친족이 아니라 공정거래법 규제 대상은 아니지만 부당지원에 해당할 수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일감몰아주기 해결을 놓고 의지를 보이고 있으니 정확한 실태를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의원은 또 현대글로비스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폐플라스틱사업에서 실제 물품거래는 하지 않고 허위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김형호 현대글로비스 부사장은 폐플라스틱사업은 규모가 작아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는 것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심 의원은 폐플라스틱 외에 비철분야도 허위거래 정황이 있다며 일감몰아주기 회피 또는 비자금 형성에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뚜기도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받았다.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오뚜기가 일감 몰아주기 등 문제가 많은데도 대통령 간담회에 초청돼 많은 기업이 허탈해 했다”며 오뚜기가 높은 내부거래 비중 등으로 2017년도 기업지배구조 평가 D등급을 받았다고 들었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지분 35.64%를 보유한 오뚜기라면이 내부거래로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고 막대한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함 회장은 “최근 오뚜기 배당을 올린 것은 대주주 때문이 아니다”며 “세액공제 혜택이 있어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태광그룹 티브로드의 일감몰아주기도 제기됐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티브로드가 오너일가 지배회사인 티시스 자회사인 휘슬링락컨트리클럽으로부터 김치를 구매하고 계열회사인 흥국생명 자동차보험 가입을 강요했다고 추궁했다.
그러나 증인으로 출석한 강신웅 티브로드 대표는 일감몰아주기와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