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7-10-13 16:5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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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현 SK 사장이 SK그룹 지주사인 SK의 기업가치를 올리고 있다.
SK는 ‘글로벌 투자전문 지주사’로서 면모를 보이고 있다.
▲ 장동현 SK 사장.
13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최근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인수합병을 연달아 체결하며 투자전문 지주사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SK는 9월 북미 천연가스 이송 및 가공(G&P)업체인 ‘유레카미드스트림홀딩스’에 1억 달러(약 1172억 원)를 투자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에너지사업에 강점을 보이는 SK그룹의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장 사장은 올해 1월 SK실트론 인수를 시작으로 다국적 제약회사 BMS 아일랜드 공장 인수, 중국 2위 물류회사 ESR 지분 인수, 미국 1위 차량공유회사 투로 지분 인수 등 끊임없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SK의 투자는 그룹의 주력사업과 연관된 투자는 물론이고 미래 유망사업 발굴을 위한 투자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SK는 올해 상반기 인수합병시장에서 지주사로는 유일하게 국내 10대 전략적투자자(SI) 기업(거래금액 기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SK는 지주사 전환 10년째를 맞이했는데 올해 더욱 공격적인 투자전략을 취한 것은 인수합병을 통한 근본적인 변화를 강조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그 선봉에는 지난해 12월 SK텔레콤에서 SK로 자리를 옮긴 장 사장이 있다.
장 사장이 SK텔레콤에서 SK로 옮길 때만해도 의외의 인사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장 사장과 박정호 전 SK 사장이 지난해 12월 이뤄진 SK그룹 인사에서 ‘수평이동’을 통해 서로 자리를 교체했다. 두 사장과 함께 SK텔레콤과 SK 임원 13명이 서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는 SK그룹에서 전례가 없는 임원진 교차이동이었다.
SK 주가는 장 사장이 취임한 뒤 인수합병과 투자효과에 힘입어 1년 가까운 사이 크게 올랐다. 13일 기준 SK 주가는 30만7천 원인데 이는 올해 초에 비교해 30%이상 오른 것이다.
SK의 실적전망도 밝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는 자체사업과 SKE&S 등 자회사의 성장으로 3분기와 4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1월에 인수한 SK실트론의 가파른 성장세도 SK가 좋은 실적을 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는 지속해서 공격적인 투자활동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장 사장은 9월18일~21일 미국 뉴욕과 보스턴에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에 나섰다. 그는 SK가 기존 지주회사 수익모델에서 벗어나 신성장동력 육성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글로벌 투자전문 지주사’로의 변화를 적극 홍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인수합병에 힘을 쏟고 있는데 SK가 투자전문 지주사인만큼 가장 활발한 투자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SK가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에 비해 자금이 부족하지만 실적성장으로 실탄을 충분히 확보한다면 더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