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이 대기업집단을 지배하는 동일인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등을 배제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채 의원은 29일 동일인 및 대주주 판단에 있어 실효성 있는 행정의 집행을 위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 2건을 대표발의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독립적으로 사리를 분별하거나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운 경우 동일인이 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채 의원은 “공정위의 동일인 판단이 상식과 동떨어져 있어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법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공정위에서 보유지분이 미미한 이해진 네이버 의장을 놓고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동일인으로 인정한 점을 삼성그룹에 적용하면 삼성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이는 몇년째 의식불명인 이건희 회장이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채 의원은 “공정위는 관성에 젖어 의식불명인 이건희 회장과 한정후견이 개시된 신격호 명예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적했다”며 “비현실적일뿐 아니라 자의적이기까지 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채 의원은 18일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동일인 지정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현실에 맞게 검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채 의원은 “당장 동일인을 변경하지 않더라도 내년 기업집단 지정 시에 반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에는 향후 이런 일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 동일인을 변경할 수 있는 절차도 담고 있다.
함께 발의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은 대주주 적격심사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금융감독원은 7월 제2금융권 최대주주 자격심사에서 이건희 회장이 금융계열사 대주주로서 자격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채 의원은 “의사능력이 없는 사람이 대주주로서 자격심사를 받는 것은 제도 도입 취지에 맞지 않다”며 “본래 취지에 맞춰 법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