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7-09-29 18: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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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와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사업에서 해외업체들의 도전을 받게 될 수도 있다.
경쟁업체들이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배터리 개발에 뛰어드는 데다 중국업체들도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기술격차를 줄이고 있다.
▲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과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9일 “전고체배터리는 액체로 된 전해질을 고체로 전환하면서 고용량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하지만 전기차에 적용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은 2020년까지 약 3조660억 원을 투자해 전기차 및 전기차용 전고체배터리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일본의 경우 경제산업성의 주도로 완성차업체와 협력해 2020년부터 전고체배터리를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이를 위해 새로운 재료와 부품평가 기술을 개발하는 등 세부목표를 설정했다.
특히 일본 토요타가 전고체배터리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고체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액체 전해질이 없기 때문에 발화 및 폭발 가능성이 낮아져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고전압 환경에서도 전지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데다 에너지 밀도도 약 30%가량 늘어난다.
이에 따라 삼성SDI와 LG화학도 전고체배터리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SDI는 2013년 처음 전고체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였고 LG화학도 관련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고체 물질의 특성상 액체보다 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하기 어려워 기존 액상 배터리와 비슷한 수준의 효율성과 성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성공하면 두 회사가 향후 배터리사업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최근 중국업체들이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력을 높이고 물량공세에 나서는 점도 두 회사에 부담이다.
중국 주요 배터리업체들은 기존에 에너지 밀도가 낮은 리튬인산철(LFP)계 배터리를 생산했지만 점차 국내업체들이 사용하는 NCM(니켈, 코발트, 망간)계 배터리로 생산을 전환하고 있다. 특히 중국 배터리회사인 CATL의 기술력은 국내업체들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따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20대 배터리기업의 생산능력은 올해 초 80GWh(기가와트시)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이 42GWh(기가와트시)였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다. 이 가운데 삼성SDI와 LG화학 공급량은 4GWh(기가와트시)에 그쳤다.
다만 전고체 배터리 기술개발에 끝난다 해도 공급단계까지 이르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품이 완성된 후에도 완성차업체와 용량이나 규격 등 세부사항을 조율하기 위해 실제 공급단계까지 거쳐야 하는 단계가 많기 때문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제품보다 안전성이 높지만 아직까지 기술개발 단계라서 상용화 시점을 얘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