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들이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정책에 발맞춰 일자리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주요 공기업들이 하반기 채용인원을 대폭 늘리는 가운데 무리한 채용확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한국전력공사를 포함한 전력분야 9개 공기업은 서울 건국대학교 새 천년관에서 하반기 합동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린 이날 박람회에는 한국전력를 비롯해 한국남동발전 등 5개 발전자회사,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PS, 한전KDN 등 9개 공기업이 참여했다.
하반기에 한국전력은 600명, 동서발전은 136명, 서부발전은 130명 등 9개 전력공기업은 모두 1309명을 뽑을 계획을 세웠다.
상반기 뽑은 2266명을 더할 경우 올해 모두 3575명을 새롭게 채용하는 것으로 지난해보다 채용규모가 10.2% 늘어났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전력분야 공기업들은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창출’이라는 국정과제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최근 늘어난 회사별 정원규모를 신속히 하반기 신규채용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뿐 아니라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다른 부처 산하 공기업과 준정부기관들도 일자리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하반기 일반직과 안전·보안 전문직에서 80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상반기 뽑은 80명을 더할 경우 올해 160명을 신규채용하는 것으로 역대 가장 많은 규모다.
토지주택공사는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의 통합출범 이후 처음으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채용을 진행해 역대 최대규모인 330명을 뽑기로 했다. 상반기 뽑은 212명을 더할 경우 올해 채용규모는 542명으로 늘어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하반기에 공단창립 이래 단일채용 최대규모인 600명을 선발한다. 올해 두 차례 채용과정을 통해 선발한 750명을 더할 경우 올해 채용규모는 13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와 토지주택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최근 5년 동안 한해 평균 각각 80명과 132명, 524명을 정규직으로 신규채용했다. 세 기관 모두 올해 채용규모가 예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 박희성 한국동서발전 사장 직무대행 전략경영본부장. |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를 강조하는 가운데 기획재정부가 내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좋은일자리 창출부문에 가점을 크게 부여한 점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이 채용규모를 크게 늘리는 만큼 무리한 채용확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공기관은 좋은 복지와 높은 연봉으로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하는 직장으로 꼽힌다. 인력을 무리하게 늘릴 경우 방만경영과 인건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공공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관한 지침’을 개정해 총인건비 범위 안에서 정원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탄력정원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도입을 결정한 곳은 330개 공공기관 가운데 동서발전 한 곳밖에 없다.
동서발전은 최근 노사 합의를 통해 공공기관 최초로 탄력정원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동서발전은 이에 따라 하반기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 없이 72명을 추가로 채용할 수 있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