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7-09-22 16: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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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유료방송사업자의 점유율을 제한하는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연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T는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풀리면 케이블TV회사 딜라이브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 황창규 KT 회장.
22일 업계에 따르면 KT가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연장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딜라이브를 인수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인터넷TV) 등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33.33%)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2018년 6월 일몰이 예정돼 있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연구반을 구성해 연장 등을 검토하고 있다.
KT는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연장되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된다.
2016년 말 기준 KT IPTV와 KT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 가입자를 합치면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30.18%에 이른다. 점유율이 3.15%포인트만 늘어나도 합산규제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KT는 합산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케이블TV회사들은 합산규제를 풀면 KT가 유료방송시장을 독점할 것이라며 합산규제를 연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료방송시장에서 약 6.7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딜라이브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는데 KT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이 모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T는 합산규제가 풀리지 않으면 딜라이브를 인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KT는 딜라이브의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사업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딜라이브는 지난해 6월 미국 인터넷동영상서비스회사인 넷플릭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넷플릭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셋톱박스를 출시했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영화 ‘옥자’ 등의 흥행에 힘입어 딜라이브 셋톱박스는 판매량이 10만여 대에 이르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KT도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19일 인터넷동영상서비스 ‘텔레비’를 출시했다. 위성방송사업에서 신규가입자를 늘리는데 한계에 이르자 인터넷동영상서비스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