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의 대응에 따라 김명수 후보자의 거취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이수 후보자 인준 부결 이후 김명수 후보자 인준 여부도 예단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개인 신상이나 도덕성 부분에서 큰 문제가 없는 김이수 후보자의 경우 부결의 결정적인 이유는 이념 편향성과 진보적인 성향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김명수 후보자도 진보성향의 단체활동 경력 등이 있어 청문회 과정에서 쟁점으로 부상했다. 김명수 후보자는 “판사를 진보와 보수로 양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여전히 색안경을 끼고 김명수 후보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당의 캐스팅보트가 또다시 주목받는다. 김이수 후보자 인준안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찬성,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반대로 맞선 가운데 국민의당에서 반대표가 쏟아지면서 부결로 기운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의당에 “이번만큼은 당리당략이나 존재감이 아니라 국민의 뜻을 받드는 신중한 결정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당은 김이수 후보자 표결 때 정략적 판단이 아닌 의원 개개인의 신념에 따라 투표를 했다고 밝혔다. 김명수 후보자 역시 동일하게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12일 “김이수 표결은 의원 개개인이 후보의 적격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 투표한 것”이라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표결도 같은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반대쪽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김명수 후보자가 김이수 후보자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으로 진보적인 색채를 띠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의당 입장에서도 찬반 어느쪽에 서든 뒷말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당이 김명수 후보자에 찬성할 경우 이전의 반대가 설득력이 떨어지고 여당의 압력에 물러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당의 캐스팅보트로서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꼴이 될 가능성도 있다.
호남출신 김이수 후보자를 배제하고 부산출신 김명수 후보자를 선택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냉랭한 호남민심을 잡기는 더욱 어려워진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 김이수 후보자를 반대한 이상 일관성을 유지해야 명분이 선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이 김이수 후보자에 이어 김명수 후보자까지 퇴짜를 놓을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미 김이수 후보자 인준 부결로 국민의당을 향한 여당의 비난 수위가 높아졌다.
만약 김명수 후보자도 부결될 경우 국민의당은 자유한국당, 바른정당과 동일한 선상에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에 확고한 반대 이미지를 굳히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세우는 ‘극중주의’의 의미도 퇴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