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구원투수를 맡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유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바른정당이 가야할 길’이라는 글에서 “당이 최대의 위기에 처한 지금 죽기를 각오한다면 못할 일이 없다”며 “저는 동지들과 함께 ‘죽음의 계곡’을 건너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등판 의지, "죽는 길로 돌아갈 수 없다"

▲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그는 “여기서 퇴보하면 죽고 전진하면 희망이 있다”며 “걸어온 길이 부끄럽지 않도록 나는 왜 정치를 하는지 우리는 왜 정치를 하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끝까지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혜훈 전 대표가 자진사퇴한 뒤 이 대표의 공백을 메꿀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유 의원이 거론되는 상황에 올라온 글이라는 점에서 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할 뜻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이날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에 오를 수 있도록 당원들이 지지해 달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유 의원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그는 “현재 당의 앞길에는 지지율을 더 올리고 국민의당과 정치개혁연대를 성사시키며 지방선거 승리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있고 한국당의 흔들기에도 단호하게 맞서며 오히려 한국당을 흔들 수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이런 어려운 과제를 가장 잘 대처할 지도자가 바로 유승민”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에서 이 대표의 공백을 어떤 식으로 메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자는 의견과 주호영 원내대표의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하다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 새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바른정당 지도부는 10일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주 초에 총회를 열어 비상대책위를 구릴지 주 원내대표 권한대행체제로 갈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비대위를 꾸리는 것으로 결론이 나고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게 될 경우 자유한국당과 통합론은 잠잠해 질 수 있다.

유 의원은 바른정당만의 ‘개혁보수’ 노선을 강조하며 통합론을 일축했다.

그는 “보수정치의 역사와 시대적 과제에 대한 깊은 성찰 위에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창당했다”며 “당장의 선거만 생각해서 우리의 다짐과 가치를 헌신짝처럼 내팽겨친다면 국민의 마음을 얻기는커녕 우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힘들고 어려울 때 누구나 달콤한 유혹에 빠질 수 있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뒷걸음 쳐서야 되겠느냐”며 “허허벌판에 나와서 지도에도 없는 길을 개척해보자고 했던 우리가 편하게 죽는 길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