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부발전 등 발전공기업 5곳이 직원들의 해외출장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8일 발전5개사에서 받은 ‘국내 발전사 부장급 이상 해외출장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에너지 공기업인 남부발전 등 발전5개사가 규정을 무시한 채 해외출장 예산을 집행하는 등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4년 동안 발전5개사의 부장급 이상 해외출장 1230건 가운데 259건(21.1%)이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
이 가운데 1직급 이하 직원이 비즈니스석을 이용해 해외출장을 다녀온 경우가 모두 102건으로 전체의 39%를 차지했다.
공기업인 발전5개사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공직유관단체 공무여행관련 예산낭비방지’ 방안에 따라 사장, 감사, 상임이사 등 임원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은 해외출장 시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항공료 6억5885만 원이 든 것으로 조사됐다.
발전사별로 살펴보면 남부발전이 45건으로 전체의 약 44%를 차지했고 한국남동발전이 29건, 한국서부발전이 25건, 한국중부발전이 2건, 한국동서발전이 1건으로 뒤를 이었다.
출장비를 항공료와 숙박비, 식비, 일비 등으로 구분하지 않은 채 여비로 일괄지불한 경우도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전5개사는 규정에 따라 출장비를 숙박비·식비·일비 등으로 항목을 분리하고 비용을 지급해야 하지만 최근 4년 동안 항목을 분류하지 않은 채 일괄지불한 해외출장건수가 96건에 이르렀다.
김 의원은 “국내 최대 에너지공기업인 발전5개사가 정해진 예산집행지침을 지키지 않은 채 일반직원에게조차 해외출장 시 비즈니스석을 제공하고 체제비항목을 구분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발전5개사의 부장급 이상 해외출장 10건 가운데 1건은 제대로 된 출장결과보고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최근 4년 동안 부장급 이상 해외출장 1230건 가운데 출장결과보고서가 없거나 5장 이하인 건은 129건(10.5%)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약 10억5011만 원의 예산이 들었다.
발전사별로 살펴보면 남부발전과 남동발전이 각각 34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부발전이 33건, 중부발전이 15건, 동서발전이 13건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임직원의 부적절한 해외출장을 관리감독해야 할 감사실의 경우 보고서관리가 더욱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발전5개사 감사실 임직원이 최근 4년 동안 해외 ‘감사인대회’에 참가한 뒤 제출한 출장보고서 40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9건의 출장결과보고서가 4장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발전5개사의 감사실 임직원은 ‘최신 감사기법습득과 상호간 네트워크구축’을 명분으로 매년 해외에서 열리는 각종 감사인대회에 참석하고 있는데 4장 이하의 부실한 보고서는 대부분 대회개요 및 일정소개로 채워졌다.
발전사별로 살펴보면 남부발전이 9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부발전이 6건, 동서발전과 남동발전이 각 2건으로 조사됐다. 중부발전은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김 의원은 “감사실 직원이 해외 감사인대회 등에 한번 참석할 때마다 평균 1천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며 “7~8일씩 출장을 다녀오는 데도 출장결과보고서가 없거나 있어도 4장 이하라는 것은 공기업 기강이 얼마나 해이한지 여실히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전5개사는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내부 여비세칙 등을 강화해 개정하고 해외 출장결과보고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어길 시 벌칙을 주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강화된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