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길 전 SKC&C 사장이 항소심에서도 방산비리 혐의를 놓고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인겸)는 2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혐의로 기소된 정 고문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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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길 전 SKC&C 사장. |
함께 기소된 사람들 가운데 SKC&C 관계자 3명도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은 징역 3년4개월에서 3년10개월로 형량이 늘어났고 14억 원의 벌금형도 추가됐다.
재판부가 원심에서 무죄로 본 이 회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 전 사장은 SKC&C 사장으로 재임할 때 방산비리에 개입한 혐의로 2015년 7월 불구속기소됐다.
방위사업청은 2009년 전자전훈련장비 납품회사로 터키 방위산업체 하벨산을 선정했다. 당시 SKC&C는 하벨산과 독점계약을 맺고 있는 일광공영이 지정하는 국내업체에 하도급대금 32%를 재하도급 주는 조건으로 하벨산 협력업체로 선정됐다.
일광공영과 SKC&C는 하벨산이 전자전훈련장비 소프트웨어를 신규로 연구개발한 것처럼 속여 납품했지만 하벨산이 개발한 기존제품을 그대로 들여오는 방식으로 9617만 달러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SKC&C가 소프트웨어를 국산화한다는 명목으로 납품단가를 부풀렸다고 봤지만 1심 재판부는 'SKC&C가 하청받은 소프트웨어를 처음부터 새롭게 연구·개발할 의무가 있었다고 증명되지 않았고 오히려 당시 공급계약서 내용에 따르면 상용품을 활용하거나 외국산 핵심부품을 도입해 설계·개발하면 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정 전 사장은 2009년 당시 SKC&C 경영지원본부장을, 2010년 IT서비스사업 총괄사장을 역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