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봉 NH농협생명 사장이 NH농협생명의 체질개선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 사장은 NH농협생명이 보장성보험을 확대하는 데 성과를 거뒀지만 실적부진은 피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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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기봉 NH농협생명 사장. |
서 사장은 올해까지 보장성보험의 매출 비중을 40%로, 2020년까지는 50%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H농협생명은 그동안 같은 계열사인 NH농협은행이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방카슈랑스 채널을 위주로 매출을 올려왔다.
하지만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주로 판매한 저축성보험이 새 국제회계기준 아래서 자본건전성을 악화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서 사장은 단계적으로 저축성보험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의 판매를 늘리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서 사장의 전략은 예상보다 빠른 시간 안에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생명은 상반기 기준으로 보장성보험의 매출 비중을 47.5%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2020년까지의 목표치에 근접한 것이다. NH농협생명은 올해 초 보장성보험 비중이 33%였다.
서 사장은 NH농협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도 6월 말 기준으로 218%로 끌어올려 새 국제회계기준에 방어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 놓았다. NH농협생명은 지난해 말 지급여력비율이 186.5%로 생보사 가운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서 사장은 보장성보험 판매확대 전략에 따른 실적부진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생명은 단기간 포트폴리오를 급격하게 조정한 영향을 받아 상반기에 매출이 크게 줄었다.
통상적으로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을 늘리면 매출이 줄어든다. 저축성보험이 판매가 쉬운 만큼 보장성보험 판매확대에 따른 매출 증가액이 저축성보험의 매출 감소액을 메우기 힘들기 때문이다.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자산 규모로 4위사인 NH농협생명은 덩치가 더 작은 보험사들보다 상반기에 실적이 부진했다.
NH농협생명의 뒤를 잇는 5·6위 생보사인 ING생명과 동양생명은 NH농협생명보다 자산규모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순이익 규모는 3배가량 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생보사들의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31.1% 증가했지만 NH농협생명은 16.4% 감소했다. NH농협생명은 상반기 순이익 기준으로 생보사 가운데 10위에 머물렀다
NH농협생명은 투자운용수익도 부진해 보험료수익 감소를 방어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NH농협생명은 투자운용수익률이 5월 말 기준으로 3.3%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포인트 떨어졌을 뿐더러 생보사들 가운데 9위권 수준으로 나타났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새 국제회계기준 아래 장기적으로 내실있는 보험사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NH농협생명은 농협공제에서 출발한 만큼 농업인을 위한 사업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실적압박은 덜한 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