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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낸드플래시 경쟁, 삼성전자 '느긋' SK하이닉스 '다급'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8-17 13: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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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사업에서 갈수록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 해외 반도체기업들이 3D낸드에 차세대 설계방식을 적용하는 등 앞서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장지배력이 막강한 데다 기술력도 빠르게 따라잡고 있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낮지만 SK하이닉스는 입지를 확보하기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차세대 낸드플래시 경쟁, 삼성전자 '느긋' SK하이닉스 '다급'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전자전문매체 톰스하드웨어는 17일 “도시바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QLC방식의 3D낸드 신제품을 선보이며 앞서나가고 있다”며 “시장선점에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시바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반도체포럼에서 QLC(쿼드레벨셀) 기술을 적용한 64단 3D낸드 제품을 공개했다. 글로벌 반도체업계에서 최초로 개발과 양산에 성공한 것이다.

QLC는 기존의 TLC(트리플레벨셀)방식 낸드플래시보다 개별 반도체소자에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어 3D낸드의 용량을 끌어올리고 생산원가도 대폭 절감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도시바는 TLC 기술로는 삼성전자와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해 QLC 기술개발에 일찍부터 나섰다.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기술도 공동개발하며 협력했다.

웨스턴디지털도 기술협력성과로 QLC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하며 비슷한 시기에 도시바와 같은 제품을 공개했다. 또 현재 개발중인 96단 3D낸드도 QLC방식의 제품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도시바는 최근 반도체사업 매각을 놓고 법적분쟁을 벌이는 웨스턴디지털이 공동개발한 반도체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았지만 미국법원의 조정결정으로 더 이상 훼방을 놓기 어렵게 됐다.

두 업체의 기술협력이 이어질 가능성은 불투명하지만 이미 양쪽이 모두 실제 제품을 양산할 수 있는 단계까지 성장한 만큼 시장확대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연말부터 3D낸드를 본격적으로 양산하며 메모리반도체 시장진출을 앞두고 있는 인텔도 QLC방식의 낸드플래시로 시장에 뛰어든다. 마이크론과 수년째 기술개발에 협력해온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낸드플래시시장 점유율 2, 3위를 차지한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 4위 마이크론과 메모리반도체 후발주자인 인텔은 1위 삼성전자의 독주를 막겠다는 목표로 각각 연합군을 결성했다.

이런 기술협력 성과는 지금까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QLC 기술분야에서 처음으로 가시화하고 있다. 자칫 삼성전자가 반도체기술의 개발에서 선두를 빼앗길 수도 있는 위기인 셈이다.

장기적으로 낸드플래시시장이 QLC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은 갈수록 유력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QLC 낸드플래시 개발과 양산을 궁극적 목표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도시바가 QLC 3D낸드 양산을 발표하자 곧바로 기술개발 계획을 내놓으며 차세대 96단 3D낸드에는 모두 QLC기술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술적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동시에 경쟁을 민감하게 의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최초로 인텔을 뛰어넘고 반도체 매출 1위기업으로 급부상하며 충분한 역량을 증명했고 투자여력도 막강하다. 자체 기술개발로 충분히 경쟁업체들에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또 삼성전자가 3D낸드에서도 기술개발 속도보다 대량양산의 안정화와 생산량 증대에 뛰어난 역량을 보인 만큼 QLC낸드 기술확보가 다소 늦어져도 실제 시장진출에는 더 앞서나갈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는 QLC가 시장에서 완전히 주력으로 자리잡기 전까지 TLC방식 낸드플래시의 압도적인 기술력과 생산능력으로 지배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전환에 서두를 이유도 적다.
 
  차세대 낸드플래시 경쟁, 삼성전자 '느긋' SK하이닉스 '다급'  
▲ 도시바가 세계최초로 개발한 QLC방식 3D낸드.
전자전문매체 일렉트로닉디자인은 “QLC 낸드플래시가 이전 방식보다 우월한 가격과 성능경쟁력을 갖추려면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TLC가 단기간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형편이 다르다. 낸드플래시에서 후발주자로 시장진입기회를 엿보고 있는 만큼 만만찮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QLC분야에서 연구개발 성과를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도 QLC 기술을 개발중이지만 경쟁사들의 제품 출시일정은 아직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며 “시장상황을 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인수에 참여하고 투자기회를 찾는 등 기술협력 가능성을 꾸준히 검토하며 낸드플래시에서 기술적 약점을 극복할 방법을 다각도로 찾고 있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낸드플래시는 3D낸드와 QLC 등 신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D램보다 더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도 QLC기술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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