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이 현대증권 매각을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홍 회장은 매각가격을 높이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21일 산업은행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대증권 매각과 관련해 "매각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어 매각 시점을 내년으로 순연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증권도 구조조정중이고 매수 희망자 뜻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홍기택 "현대증권 매각 내년으로 연기"  
▲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
홍 회장의 이번 매각연기 결정은 현대그룹의 현대증권 매각연기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현대그룹이 산은에 매각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등 금융3사의 매각가를 7천억 원 이상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인수 희망자들은 증권업황이 좋지 않은 점을 들어 5천 억 원 이상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대그룹은 또 자구안의 85% 가량을 이행해 현대증권 매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발표한 3조3천억 원의 자구안에서 85%를 이행해 현대증권 등 금융 3사 매각을 통해 5천억 원만 채우면 된다.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은 “외국계 투자자에게 매각될 때 정리해고 등 임직원들의 고용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회장은 “명시적으로 고용승계 약정을 하기에 부담이 있다”며 “매각가격이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애초 채권단은 24일 현대증권 입찰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열고 오는 27일 현대증권 본입찰을 진행할 방침이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연내 매각에서 내년 1월로 매각 시기를 늦췄다"며 "본입찰 등 세부일정은 다시 조율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인수전에 일본계 금융회사인 오릭스 코퍼레이션과 중국계 투자기업 푸싱그룹, 국내 사모펀드(PEF) 파인스트리트 등 3곳이 참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