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를 압박하던 전략을 통해 성과를 거둬 도시바 반도체사업을 인수하는 데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일 투자전문매체 배런스가 종합한 미국 증권사들의 분석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서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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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 밀리건 웨스턴디지털 CEO(왼쪽)와 츠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 |
JP모건은 “최근 법정공방 상황을 볼 때 웨스턴디지털과 도시바는 점차 분쟁을 멈추고 입장차를 좁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중인 정황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웨스턴디지털은 최근 미국법원에 도시바와 합작법인 설립계약 위반 가능성을 근거로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을 중단해달라는 청원을 제기한 뒤 계속 법적으로 공세를 취하고 있다.
도시바는 합작법인의 반도체기술을 웨스턴디지털의 임직원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고 미국법원에 매각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섰다.
미국법원은 도시바가 반도체사업을 매각하려면 웨스턴디지털에 먼저 통보해야 한다는 명령을 내렸지만 매각중단 여부 등 구체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고 심리를 계속 미루고 있다.
법정공방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이 별도로 직접 협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매각이 지연될수록 사업경쟁력이 약화돼 양쪽 모두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JP모건은 “미국법원이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앞으로 최대 한 달 가까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웨스턴디지털과 도시바는 직접 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바라봤다.
도시바가 결국 웨스턴디지털에 반도체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할 가능성이 더 유력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웨스턴디지털이 끝까지 반대할 경우 매각절차가 더 지연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 반도체사업을 직접 인수하기 위해 법적대응에 계속 나서며 압박을 강화한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런 전략으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증권사 스티펠은 “웨스턴디지털은 반도체사업 매각에 시간이 촉박한 도시바를 계속 압박하던 전략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도시바는 일본 정부펀드와 미국 사모펀드, SK하이닉스의 컨소시엄과 대만 홍하이그룹 등 다른 인수제안자와도 협상을 진행중이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