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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수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조직부장(왼쪽)과 이성호 대의원이 26일 오후 2시경 울산시 북구 염포동 성내고가차도 아래 15m 높이의 철제구조물 진행하던 고공농성을 풀고 크레인을 타고 내려오고 있다. <뉴시스> |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기업 노동자들이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107일 만에 농성을 풀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에 따르면 사내하청지회 조직부장 전영수씨와 대의원 이성호씨가 26일 오후 2시쯤 울산시 북구 염포동 성내고가차도 아래 15m 높이의 철제구조물에서 내려왔다.
두 사람이 내려오는 과정을 권오길 민주노총 울산본부장과 김종훈 무소속 국회의원, 이갑용 노동당 대표, 양정열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장 등이 지켜봤다.
전씨와 이씨는 크레인을 타고 철제구조물에서 내려오자마자 하창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장과 포옹했다.
전씨는 “그동안 함께 해준 조합원들에 감사하다”며 “고공농성에서 다시 현장으로 복귀하는데 앞으로 좋은 소식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도 “무사히 땅으로 내려올 수 있었던 것은 밤낮으로 지켜주고 응원해준 조합원 동지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다함께 승리할 수 있는 그날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4월11일 새벽 5시경 철제구조물에 올랐다. 두 사람은 올해 초에 그동안 일하던 하청기업이 폐업한 뒤 다른 기업에 재취업하려 했으나 노조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현대미포조선 등으로부터 고용승계에서 제외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선산업 대량해고·구조조정 중단 △하청조합원 노조활동 보장과 블랙리스트 폐지 △고용승계와 복직 등을 요구하며 석 달 넘게 고공농성을 벌였다.
현대미포조선 사내협력사협의회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가 25일 고공농성자 2명을 비롯해 전씨와 같은 이유로 해고된 사내하청지회 조합원 2명의 고용승계 문제에 합의하면서 전씨와 이씨는 고공농성을 해제하기로 했다.
전씨와 이씨를 포함한 사내하청지회 조합원 4명은 9월까지 현대미포조선의 사내협력기업에 재취업하게 된다.
전씨는 “고공농성한 것이 헛되지 않아 다행”이라며 “이번 합의는 부당함에 맞서 싸우면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