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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가운데)이 1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뱅사드사와 업무협약을 맺은 뒤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데이비드 쳐막(David Cermak) 뱅가드 아시아 헤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이사.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이 연금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KB국민은행과 KB자산운용 등 계열사들의 연금사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KB자산운용은 18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뱅가드사와 생애주기펀드 출시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생애주기펀드란 일종의 개인연금 상품으로 투자자의 은퇴시기를 목표시점으로 정한 뒤 투자자의 생애주기에 맞춰 자동 자산배분프로그램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펀드를 말한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BNP파리바 등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연달아 생애주기펀드 상품을 내놓고 있는데 이번에 KB자산운용도 가세하게 됐다.
윤 회장은 “4600조 원 규모를 운용하는 글로벌 최고 운용사 뱅가드와 협업을 통해 국내자산에만 머물러 있던 연금자산의 수익기회를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KB금융그룹과 뱅가드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다양한 상품들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애주기펀드는 지난해 4월 삼성자산운용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뒤 투자금이 꾸준히 몰리면서 커다란 은퇴자산운용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한국은 이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만큼 돈을 모으는 것보다 관리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면서 연금상품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윤 회장은 KB금융의 새 먹거리로 연금사업을 꼽은 만큼 KB자산운용의 상품개발 및 판매에 KB금융 계열사들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KB국민은행 7월 정기조회에서 “저출산과 고령화로 시장에서 패러다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대상이 7월 26일부터 크게 확대되는데 연금수령 은행이 대부분 주거래 은행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미래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금융자산운용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생애주기펀드를 내놓으며 시장점유율 확대에 힘쓰고 있지만 KB자산운용은 KB국민은행의 영업망을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의 영업점은 1분기 말 기준 1062곳으로 NH농협은행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KB자산운용은 대형 자산운용사와 달리 은행금융지주 계열사라는 이점을 안고 있다”며 “다른 곳보다 늦게 생애주기펀드 상품을 출시하지만 빠르게 그 격차를 좁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번 KB자산운용과 뱅가드와의 협약을 통해 얻는 연금펀드 운용 노하우를 KB자산운용의 생애주기펀드 뿐만이 아니라 KB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출시하는 연금상품에도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세계 2위 자산운용사로 꼽히는 미국 뱅가드는 314조 원 규모의 생애주기 펀드를 운용하며 전체 4600조 원 규모의 운용자산을 굴리고 있다. KB금융그룹 입장에서 선진 운용기법을 전수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높다.
윤 회장은 연금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KB국민은행이나 KB증권, KB캐피탈 등을 통해 연금상품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KB국민은행은 개인연금신탁을, KB증권은 개인연금펀드를, KB캐피탈은 개인연금보험 등을 팔고 있다.
특히 KB국민은행은 개인형퇴직연금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26일부터 가입대상이 확대되면서 760만 명에 이르는 신규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개인형퇴직연금 누적적립금은 1분기 말 2조4천억 원에 이르며 2위인 신한은행(2589억 원)을 크게 따돌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금상품들은 장기적 운용수익율이 가장 중요한 만큼 그동안 업권 특성상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운용을 했던 KB국민은행이 계열사들의 운용 역량을 활용해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