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일감몰아주기’의 대표적 사례로 꼽혀왔던 ‘서미경 식당’이 내년 1월 모두 퇴출된다.
서미경 식당은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가 실소유하고 있는 유기개발이 롯데백화점에서 운영해 온 식당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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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미경씨. |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유기개발이 소공동 본점과 잠실점에서 10년 넘게 영업을 해온 4개 업소를 내년 1월까지 모두 내보내기로 했다.
소공점 본점의 냉면전문점인 유원정과 커피전문점인 마가레트, 잠실점의 유원정과 비빔밥전문점인 유경 등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에도 유기개발이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 운영하던 롯데리아 매장 2곳과 계약관계를 끝냈고 영등포점에서 유원정도 내보냈다.
유기개발은 1981년 설립됐는데 서미경씨의 친오빠인 서진석씨가 대표를 맡다가 2015년 9월부터 친인척으로 추정되는 황철선씨가 대표를 맡았다.
신 총괄회장과 서씨 사이에서 나온 외동딸 신유미씨가 유기개발의 이사로 등재돼 있는데 사실상 소유주는 서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가 10년 넘게 주요 상권인 롯데백화점 식당가에 입점하며 얻은 수익은 100억 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롯데그룹은 올해 초 유기개발과 계약기간이 만료되자 퇴거를 요구하는 공문을 여러 차례 보냈으나 유기개발은 수개월 동안 버티기 영업을 해왔다.
서씨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셋째 부인으로 유기개발 외에도 딸 신유미씨와 함께 가족회사 ‘유원실업’을 통해 2015년 2월 말까지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사업을 맡았다.
서씨와 신씨는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6.8%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롯데홀딩스는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기업가치가 수십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격호 회장과 서미경씨의 관계는 물론 서씨 모녀가 일본롯데홀딩스의 개인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롯데 측이 그동안 서미경 식당을 함부로 내보내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새 정부 들어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더 이상 이 식당들을 묵인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