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정치적 탄핵’으로 규정한 점을 놓고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류 위원장은 11일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혁신위원장 임명장을 받은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출당문제를 질문받자 “박 전 대통령에게 일방적으로 출당조치를 하는 것은 시체에 칼질을 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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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오른쪽)이 11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있다. <뉴시스> |
그는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나 또한 그렇다”며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법을 어겼는지 명확하지 않은 만큼 정치적인 탄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류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을 탄핵한 자유한국당의 전신 새누리당의 모습은 지리멸렬이고 그것을 바로잡겠다”며 “지금까지 보인 활동이 정당에서 추구하는 가치에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과 친박세력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자 자유한국당 안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 때문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류 위원장을 앞세워 추진하려던 혁신이 초반부터 반발에 부딪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류 위원장이 과거 한 칼럼에서 유신정권과 무력통일에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던 점을 들며 “당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극우화되는 것 같아 심각하게 우려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류 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과한 정치보복으로 표현한 일은 정권을 바꾼 국민과 헌법재판소, 국회를 무시하는 발상”이라며 “이렇게 자유한국당이 극우정당으로 바뀐다면 나부터 인적 청산대상을 자임하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 글에 “극우라는 개념을 한 번 찾아보고 비판하기를”이라는 댓글을 직접 달아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장 의원은 “내 주장은 내부 총질이 아니다”며 “유신독재를 미화하고 무력통일을 불사해야 한다는 인식이 극우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탄핵을 정치보복이며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혁신인가”고 반박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류 위원장의 기자간담회 발언과 관련해 “혁신은 소신껏 추진하되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야 하는데 개인이나 특정 일부 세력의 생각을 정치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