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김해신공항, 제주2공항 등 지역별로 신공항 건설이 계속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해신공항, 제주2공항, 울릉공항, 흑산공항 등 4개 신공항사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그러나 각 지자체들이 제3의 공항공사 설립을 요구하고 있어 한국공항공사의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 한국공항공사, 신공항에서 새 성장동력 찾아
9일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신공항 건설 추진으로 한국공항공사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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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일환 한국공항공사 사장. |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당시 각 지역별 공약으로 원활한 신공항 건설 추진을 약속했다.
부산지역 최대사업인 김해신공항 건설은 계획대로 추진하면서도 국내선 위주의 ‘거점공항’이 아닌 국제선 위주의 ‘관문공항’으로 역할을 하도록 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해신공항 건설사업은 올해 4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국가사업으로 확정됐다.
또 제주를 방문해 “제주2공항 건설은 지역주민과의 상생방안 마련을 전제로 조기에 문을 열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3조 원 규모의 제주2공항 건설사업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올해부터 건설작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김해신공항 건설과 제주2공항 건설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각각 2026년과 2025년에 완공된다. 게다가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흑산공항과 울릉공항이 완성돼 모두 4개의 공항이 새로 생긴다.
한국공항공사는 4개의 신공항 운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8월 김해신공항과 제주제2공항 건설사업 추진을 위한 ‘신공항추진본부’를 구성했다. 두 사업은 모두 정부 재정으로 추진돼 특별한 변동사항이 없으면 완공 뒤 공항운영은 한국공항공사가 담당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울릉공항과 흑산공항도 국가와 한국공항공사가 사업비를 분담하기로 하면서 한국공항공사가 운영주체로 결정됐다.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공항은 현재 14개에서 2026년 18개로 늘어난다.
한국공항공사는 4개의 신공항을 추가로 운영하게 2026년 여객 1억2천 명, 매출 2조 원 달성이 가능하다고 추정한다. 이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2016년 매출과 맞먹는데 한국공항공사가 2016년 거둔 매출 8302억 원에서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규모차이가 2배 이상 벌어져 있지만 신공항 운영권을 확보한다면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새 정부가 신공항 건설을 차질없이 진행할 의지를 보이고 있어 많은 기대감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제3의 공항공사 설립되나
그러나 지자체들이 제3의 공항공사 설립을 요구하고 있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국회에는 김해신공항을 관리할 별도의 공항공사를 만드는 법안이 계류돼 있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4월 김해공항공사를 설립해 김해신공항 운영을 맡기는 내용을 뼈대로 한 법안(가칭 김해신공항공사법)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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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신공항 계획도. |
김 의원은 “김해신공항의 수익금을 지역사회에 재투자하기 위해 별도의 운영주체 설립이 필요하다”며 “주민지원사업을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하기 위해서는 김해공항공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김해공항은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가 운영하고 있다.
제주2공항도 별도의 운영주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기존 제주공항은 물론 제주2공항 건설에 따른 운영 효율성과 국제자유도시 완성 등을 위해서는 제주공항공사 설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일자리 창출과 함께 제주공항공사 주체의 제주기반 항공사 설립도 가능해진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지자체들이 신공항 운영권을 노리자 불안해하고 있다.
김해신공항과 제주2공항 운영권을 지자체에 뺏기면 다른 성장동력을 찾기 힘들다. 또 현재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김해공항, 제주공항 운영권까지 넘어가면 당장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해공항과 제주공항에서 전체매출의 50% 가량을 거두고 있다. 두 공항의 운영권을 잃으면 김포공항이 다른 공항들의 적자를 모두 메워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한국공항공사는 2001년 인천국제공항에 김포공항의 국제선 기능을 넘겨주면서 최대 위기를 맞은 적이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국가차원에서 지자체보다는 공사 직영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강조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지자체들이 김해신공항과 제주2공항 등 신공항 운영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정치권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한국공항공사와 지자체의 물밑 신경전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