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유럽법인에서 핵심인력들이 줄줄이 떠나가고 있다. 현대차는 유럽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핵심인력 이탈로 경영공백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차 유럽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앨런 러시포스 부사장이 일본 닛산자동차로 자리를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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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러시포스 부사장은 BMW, 랜드로버,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을 거쳐 2007년부터 현대차 유럽법인에서 일했다.
러시포스 부사장은 요코하마에 위치한 닛산 본사에서 글로벌 판매담당 부사장으로 일하게 된다. 닛산에 따르면 정확한 업무 시작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현대차 유럽법인은 “러시포스 부사장이 이달 21일 회사를 떠나게 된다”며 “현재 러시포스 부사장 후임자를 물색 중이며 그 과정에서 러시포스 부사장이 하던 일은 고위간부급 조직이 대신하게 된다”고 13일 밝혔다.
러시포스 부사장의 이적으로 현대차 유럽법인의 마케팅 수장의 공백이 또 다시 재현됐다.
러시포스 부사장은 지난 6월 사퇴한 마크 홀 전 부사장을 대신해 기획, 마케팅, 영업 등을 맡아왔다. 마크 홀 전 부사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한다”고 밝혔지만 현대차의 유럽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사실상 경질성 인사를 당한 것으로 풀이됐다.
유럽법인 내 핵심인력 이탈이 잇따르면서 현대차가 유럽 매출부진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유럽 자동차시장에서 평균 성장률을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올해 1~8월 유럽지역에서 판매된 전체 승용차는 모두 864만 대 가량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현대차 판매량은 약 28만 대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1.2% 감소했다.
기아차 판매량(약 24만 대)도 이 기간 동안 5.1% 느는데 그쳐 유럽 자동차시장 평균성장률을 밑돌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