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가 운영하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의 사업권이 올해 12월31일 만료되면서 관세청이 조만간 입찰공고를 낸다.
롯데면세점은 코엑스점을 다시 후보지로 내세우거나 새로운 장소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데 새 장소를 선택할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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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 |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시내면세점이 근처에 새로 문을 열 예정인 데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도 직선거리로 3.8km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이 이른 시일 안에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특허권 만료에 따른 입찰공고를 내기로 하면서 롯데면세점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면세점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이번 입찰에서 경쟁은 치열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면세점사업자 입장에서 면세점을 수성해야 하는 업계 1위 롯데면세점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점 역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롯데면세점은 면세점 입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말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입지로 내세워 처음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 3개층(8~10층)을 리모델링해 1만4005㎡ 규모로 면세점을 연다. 기존 백화점에 면세점이 들어서는 만큼 일반건물보다 층고가 높고 고객 동선도 기존 면세점보다 1.5배 이상 넓게 확보하기로 했다.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월드타워점과 가깝다는 점도 롯데면세점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최근 확장공사를 통해 국내 최대 규모 시내면세점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월드타워점의 면적은 1만7334㎡에 이른다.
이 면세점에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3대 명품 브랜드를 비롯한 42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하는 만큼 롯데면세점이 강남권에서는 월드타워점에 전력을 쏟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르면 올해 안에 코엑스에서 멀지 않은 강남 센트럴시티에 신세계디에프가 운영하는 시내면세점도 들어선다.
신세계면세점은 반포 센트럴시티의 중앙부에 전체 면적 1만3500㎡ 규모로 들어선다.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의 규모가 협소한 점도 호텔롯데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코엑스점은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 4개층에 있는데 매장규모가 4723㎡에 그친다. 좁은 매장 면적 탓에 3대 명품 브랜드로 불리는 루이비통과 에르메스, 샤넬 매장도 유치하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롯데면세점이 강북에 새롭게 시내면세점을 열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구체적 입지로는 롯데피트인 동대문점과 롯데몰 김포공항점이 거명된다.
그러나 최근 면세점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새롭게 매장을 꾸미는 데 따른 비용 역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팀장급 간부사원 및 임원 40여 명이 연봉의 10%를 자진반납하기로 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롯데피트인 동대문점과 롯데몰 김포공항점, 이전하지 않을 가능성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며 “코엑스점 임대료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올해 매출이 줄어들면서 적자를 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