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학부모들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에게 자율형사립고의 폐지정책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며 거리시위를 벌였다.
서울 지역 자율형사립고 23곳의 학부모 모임인 자사고학부모연합회 회원들은 2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서울시교육청은 자율형사립고 폐지정책을 철회하고 학교 구성원과 대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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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사고학부모연합회 회원들이 26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자율형사립고 폐지에 반대하는 집회를 마친 뒤 서울시교육청으로 행진하고 있다. <뉴시스> |
자사고학부모연합회 회원들은 공동성명서에서 “조 교육감이 공청회나 학부모의 의견 수렴을 한차례도 하지 않고 자율형사립고 폐지를 외치고 있다”며 “학부모들이 대화를 거듭 요청하고 있지만 이를 무시한 채 자율형사립고가 고교서열화의 주범이라는 주장만 반복하는 불통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이 정치적 진영논리에 힘없이 당하고 있다”며 “아이들은 실험용 생쥐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송수민 자사고학부모연합회 대표는 집회 현장에서 “자율형사립고를 폐지하면 ‘강남 8학군’이 부활하고 고교교육이 하향평준화하는 등의 혼란이 생길 것”이라며 “일반고등학교 황폐화의 주요 원인이 자율형사립고라는 주장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세목 전국자사고교장협의회 회장(중동고등학교 교장)도 “고교서열화는 자율형사립고가 생기기 전부터 있었던 한국 교육의 문제”라며 “자율형사립고를 폐지해도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고 판단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학부모 2천여 명(주최측 추산)은 보신각에서 서울시교육청까지 행진해 조 교육감에게 자율형사립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공청회를 열 것을 촉구했다.
이상수 서울시교육청 대변인은 자율형사립고 학부모들의 집회와 관련해 “자율형사립고는 지금 상황에서 교육청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자율형사립고가 공교육 정상화에 걸림돌이 된다면 중앙정부가 법과 제도의 정비로 해결할 문제”라며 “중앙정부가 방향을 잡는다면 서울시교육청도 그것에 맞춰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8일 외국어고등학교 5곳·자율형사립고등학교·국제중학교의 재지정 평가결과를 발표하면서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의 폐지 여부에 관련된 입장을 함께 내놓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