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지분을 매각한 자금을 바탕으로 현금배당을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1일 “현대미포조선이 현대로보틱스와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하이투자증권, 하이자산운용 등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을 대규모 배당으로 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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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영석 현대미포조선 사장. |
현대중공업그룹은 4월에 현대로보틱스를 인적분할해 지주사로 삼는 지배구조개편 작업을 시작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을 만족허기 위해 현대로보틱스의 손자회사가 된 현대미포조선은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을 차례대로 처분해야 한다.
먼저 새로운 순환출자고리를 형성하게 된 현대로보틱스의 지분을 9월까지 말까지 매각해야 한다.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21일 장이 끝난 뒤 보유하고 있는 현대로보틱스 지분 전량(96만540주)을 놓고 수요예측에 들어갔다.
현대미포조선은 22일 장이 시작하기 전에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지분을 모두 처분하기로 했다. 21일 현대로보틱스 종가를 기준으로 하면 약 3700억 원 안팎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2019년 3월 말까지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 하이투자증권과 하이자산운용 등도 매각해야 한다. 이를 통해 현대미포조선은 약 1조5천 억~2조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미포조선 시가총액이 21일 기준으로 2조2700억 원인 점을 감안할 때 현대미포조선이 계열사 지분을 팔아 챙길 수 있는 현금의 규모는 막대하다.
박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이 확보한 현금을 배당에 쓸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이 현대로보틱스의 손자회사가 됐기 떄문에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보유하게 되는 현금을 사업확장의 투자재원으로 사용하지는 못한다”며 “대규모 배당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미포조선은 과거에도 조선업계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성향을 보였다. 2004~2013년 현대미포조선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2.23%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3사의 배당수익률 1.68%를 웃돌았다. 2008년에는 현대미포조선의 배당수익률이 3.7%를 기록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