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가 각각 N브랜드와 스팅어를 앞세워 보급형 고성능차시장을 확대하는 데 힘을 합쳤다.
21일 오토워즈 등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에 따르면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고성능차 담당사장은 최근 미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성능 N브랜드 계획의 일부를 공개했다. 비어만 사장은 N브랜드 출범을 주도하고 있는데 현대차에 몸담기 전 BMW에서 고성능 M브랜드 개발을 담당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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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버트 비어만 현대자동차 고성능차 담당 사장. |
현대차는 N브랜드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고성능차를 선보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젊은 자동차애호가들을 고객층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목표 아래 N브랜드를 개발했다.
M브랜드처럼 고급 고성능차를 선보이기보다 기존 현대차의 양산차에 N브랜드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대중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자동차경주장은 물론 도시에서도 달릴 수 있는 차량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비어만 사장은 간담회에서 “현대차의 품질이나 성능은 시장지위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N브랜드의 목표는 젊은 자동차애호가들이 적절한 가격대로 쉽게 살 수 있는 차량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N브랜드의 첫 번째 차량은 해치백 i30N으로 유럽과 국내에서 판매된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i30N을 출시하지 않고 내년쯤 N브랜드를 적용한 다른 차량을 선보이기로 했다. 벨로스터도 N브랜드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차량으로 꼽힌다.
다만 제네시스 차량에 N브랜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으며 N브랜드에서 SUV를 선보이는 방안은 논의하고 있다. 비어만 사장은 N브랜드 전기차 출시는 “시간의 문제”라며 수요가 뒷받침된다면 출시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기아차도 스포츠세단 스팅어를 출시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고성능차’를 지향하고 있다.
스팅어 가격은 3500만~4880만 원으로 경쟁 수입차보다 2천만 원 가량 저렴하지만 GT트림은 제로백 4.9초 등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양산차는 보통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 10초 이상이 걸리며 페라리, 포르쉐 등 스포츠카나 AMG, M 등 고성능차 정도가 제로백 3~4초 대를 돌파한다.
스팅어가 출시 초반에 좋은 판매실적을 내면서 N브랜드 성공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스팅어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됐는데 5월11일부터 사전계약을 시작한지 영업일 기준 19일만에 2700대가 예약됐다. 트림별로 고성능 모델인 3.3터보 가솔린모델의 GT트림이 가장 높은 예약률인 44.3%를 보였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국내에서 N브랜드와 스팅어 등을 출시해 보급형 고성능차시장을 열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990년대 스쿠프, 티뷰론 터뷸런스, 엘란 등 스포츠카를 선보였지만 이 차들은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단종됐다. 2000년대에 들어 출시된 스포츠카로 제네시스 쿠페, 포르테 쿱, 벨로스터 터보 등이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