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이 담배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필립모리스코리아가 내놓은 전자담배 아이코스가 출시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데다 BAT코리아와 KT&G도 차례로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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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립모리스코리아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왼쪽)과 BAT코리아의 글로. |
13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코스는 5일 출시된 이후 연일 매진행진을 이어가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아이코스 할인코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온라인 홈페이지는 구매자가 몰려 한때 다운되기도 했다. 오프라인 전용스토어 역시 구매자들이 평일 오전부터 줄을 서고 있다.
아이코스는 담뱃잎을 원료로 만든 연초 고형물을 전기로 가열하는 방식의 궐련형 전자담배다. 담뱃잎을 직접 태우지 않는 만큼 연기가 없고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기기를 매번 충전하고 청소해야 하는 점이 불편하다는 불만도 나오지만 초기 반응은 긍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한 구매자는 “쑥과 비슷한 향이 난다는 점을 제외하면 담배와 정말 흡사하다”고 말했다.
아이코스를 독점판매하고 있는 편의점 CU의 한 점주 역시 “요즘 아이코스를 없어서 못 판다”고 말했다.
아이코스의 흥행에 맞서 경쟁사들도 잇따라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를 앞두고 있다.
BAT코리아는 8월 국내에 전자담배 글로를 내놓는다. 글로의 전용연초 네오스틱을 생산하는 사천 2ㆍ3공장의 증축도 최근 마쳤다.
KT&G 역시 이미 연구개발을 마치고 출시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9월 출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재현 동부증권 연구원은 “전자담배 시장이 확대되면 KT&G 역시 신제품 출시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마진율이 높은 만큼 KT&G에게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그러나 궐련형 전자담배가 반짝인기에 그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가격인상 가능성이 떠오르는 데다 전자담배의 장점인 낮은 유해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자담배의 세금을 일반담배와 같은 수준으로 올리는 것을 뼈대로 하는 지방세법 개정안과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곧 발의한다. 보건복지부 역시 관련법률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전자담배 전용연초 1갑에 적용되는 세금은 지금의 2배 수준으로 오르게 된다.
현재 아이코스 전용담배는 1갑당 4300원으로 일반담배보다 조금 싼 수준이다. 그러나 담뱃세가 인상될 경우 전자담배 가격도 덩달아 오를 가능성이 크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담배보다 제조단가가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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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백복인 KT&G 대표이사와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 토니 헤이워드 BAT코리아 대표. |
전자담배의 유해성이 일반담배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필립모리스코리아는 아이코스에서 나오는 증기가 일반담배 연기와 비교해 유해물질이 90% 정도 적다고 주장한다. BAT코리아 역시 글로와 일반담배를 피운 뒤 실내공기 질을 측정한 결과 글로는 유해물질 9가지 가운데 7가지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스위스 베른대학교 연구팀은 "새로운 증발식 담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아이코스 증기에서 합성원료와 살충제 원료인 아세나프텐이 일반담배의 3배가량 많게 검출됐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김지혜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선임연구원 역시 “담배회사 자료는 결과만 보여주고 전체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다”며 “검증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