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하락하며 다시 230만 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하반기 실적전망이 불확실하고 갤럭시S8의 흥행효과에도 의문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와 삼성SDI 주가도 연일 52주 신고가 행진을 이어오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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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
12일 삼성전자 주가는 직전거래일보다 1.56% 하락한 226만9천 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달 가까이 주가가 230만 원 안팎을 맴돌며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이날 주요 증권사들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황호조에 따라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전망치를 높여 잡았는데 주가는 다르게 움직였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2조4천억 원에서 13조2천억 원으로 높였다. 이베스트증권은 가장 높은 14조500억 원을 추정치로 내놓았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전망이 점점 높아지는 반면 주가는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실적상승세가 이어질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실적호조가 이어지려면 애플 아이폰 신제품에 삼성전자의 부품공급이 예상보다 늘거나 원/달러 환율이 1200원까지 높아지는 등 우호적인 외부환경이 만들어져야 할 것으로 진단됐다.
갤럭시S8의 흥행효과를 놓고 전망도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생산원가가 이전작보다 늘고 마케팅비도 대규모로 투입되고 있어 수익성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7월 갤럭시노트7 리퍼비시 제품 출시를 계획 중이고 미국에서 갤럭시S8 음성서비스 ‘빅스비’ 지원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갤럭시S8의 흥행을 꺾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갤럭시S8은 비용부담 등으로 삼성전자의 실적개선에 크게 기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량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파악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부품을 공급하며 실적을 크게 의존하는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 계열사의 주가도 이날 크게 하락했다.
12일 삼성전기 주가는 직전거래일보다 4.3% 하락한 8만2400원, 삼성SDI 주가는 4.82% 하락한 14만8천 원으로 장을 마쳤다.
최근 연일 52주 신고가 행진을 이어오며 주가가 급등한 데 따라 차익실현 매물도 쏟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노무라와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가 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