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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지난 2월27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셀트리온그룹 창립 15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최고경영자(CEO)는 창의력이 중요하다. 매일 무언가를 만들어 내야 한다. CEO는 이삭을 줍는 사람이 아니라 모를 심는 사람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밝힌 경영철학이다.
서 회장은 화학의약품 복제약(제네릭), 엔터테인먼트, 화장품 등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는데 차례로 상장을 통해 외형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 서정진,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도 상장하나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코스닥 상장 이후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서 회장은 지난해 10월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도 상장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2012년 1월 설립된 드림이앤엠이 전신이다. 2014년 30%대 시청률을 올린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을 비롯해 ‘천명’ ‘사랑과 전쟁2’ 등의 제작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KBS ‘마스터-국수의 신’, SBS ‘당신은 선물’, JTBC ‘청춘시대’ 등을 제작했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2016년 감사보고서를 올해 발표하며 지난해 설립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2016년 매출 228억 원, 영업이익 8억6천만 원을 냈다.
설립 뒤 3년 경과, 매출 100억 원 이상과 영업이익 실현 등 코스닥 일반상장에 필요한 기본요건은 충족한 셈이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셀트리온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의 지주회사로 서정진 회장이 지분 94%를 소유하고 있다.
서 회장은 엔터테인먼트사업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 서 회장은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3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서 회장이 엔터테인먼트사업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영화배우인 이범수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과 이 대표는 같은 고향(충북 청주) 출신으로 10여 년 전 사회봉사활동으로 만나 친분이 깊다고 한다.
서 회장이 2015년 충북 청주에서 셀트리온제약 오창공장 준공식을 열 때 이 대표가 행사진행을 맡았다. 이 대표의 부인인 이윤진씨도 함께 영어로 행사진행을 도왔다.
◆ 서정진, 상장 통해 ‘셀트리온그룹’ 키워
서 회장은 상장을 통해 ‘셀트리온그룹’을 세워나가고 있다. 상장에 성공해야 해외사업에서 신뢰도가 높아지고 투자자금 모집도 쉬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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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수 셀트리온제약 대표. |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사업의 성장을 위해 셀트리온 상장을 추진하다 어렵게 성공했다.
셀트리온은 2006년에는 바이오시밀러가 생소한 기술이라는 이유로, 2008년에는 실적이 기준치에 미달했다는 이유로 상장에 실패했다. 결국 2008년 7월 코스닥 상장사 오알켐을 인수한 뒤 셀트리온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우회상장했다.
서 회장은 합성의약품 복제약시장 진출의 확대도 상장을 통해 추진했다.
2009년 의약품유통 상장사 코디너스와 비상장사 한서제약을 인수한 다음 두 회사를 합병해 셀트리온제약으로 이름을 바꿨다. 사실상 한서제약을 우회상장한 것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셀트리온제약 지분 55.29%를 보유하고 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이 해외에 구축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셀트리온제약을 합성의약품 수출 전문기업으로 키워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셀트리온’이라는 브랜드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전 세계 800조 원 규모의 합성의약품 복제약시장이 열려있다”며 2010년 1500억 원을 투자해 충북 오창공장을 건설에 들어갔고 2015년 준공했다.
셀트리온제약은 지난해 매출 1048억 원, 영업이익 73억 원을 냈다. 2015년보다 매출은 40%, 영업이익은 14% 늘어났다.
셀트리온제약의 ‘고덱스’는 지난해 간장질환 전문의약품시장에서 대웅제약의 우루사를 제치고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 셀트리온스킨큐어도 상장할까
서 회장이 상장하겠다는 뜻을 아직 밝히지 않은 셀트리온 계열사는 지난해부터 코스메슈티컬(의약품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사업을 시작한 ‘셀트리온스킨큐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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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트리온스킨큐어는 기능성화장품 브랜드 ‘셀큐어(CELLCURE)’ 홍보모델로 김태희씨를 섭외했다. |
서 회장은 2000년 셀트리온지에스씨를 설립했고 그 뒤 셀트리온지에스씨를 통해 2013년 ‘BB크림’으로 유명한 화장품기업 한스킨을 286억 원에 인수했다. 이어 한스킨을 셀트리온스킨큐어로 바꾸고 셀트리온지에스씨와 합병했다. 합병 이후 셀트리온스킨큐어로 회사이름을 변경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스킨큐어 지분 69.66%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셀트리온스킨큐어도 언젠가는 상장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김태희씨를 모델로 기용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상장을 위한 재무적 요건은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 37억 원, 영업손실 48억 원을 냈다.
최근 영업망 확보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서 회장이 기존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는 화장품회사를 인수해 셀트리온스킨큐어와 합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셀트리온스킨큐어가 기존에 상장된 화장품 회사와 합병하는 형태의 ‘우회상장’ 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