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의 순수지주사인 제일홀딩스가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다.
제일홀딩스는 상반기 기업공개(IPO)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며 코스닥 입성과 동시에 시가총액 상위권에 단숨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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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
김홍국 회장이 제일홀딩스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대기업집단 반열에 오른 하림그룹의 지배구조개선에 더욱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25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제일홀딩스가 6월12일~13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19일~20일 청약을 접수한다.
제일홀딩스는 코스닥에 상장하는데 희망공모가 밴드로 2만700~2만2700원을 제시했다. 공모가가 최상단인 2만2700원으로 정해질 경우 시가총액이 1조6천억 원~2조 원에 이를 것이으로 예상된다.
25일 기준 코스닥 시총순위에서 메디톡스, 로엔, SK머티리얼즈가 2조 원 이상으로 4~6위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장과 동시에 10위 안에 이름을 무난히 올릴 것으로 보인다.
제일홀딩스는 6월까지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시장상황은 긍정적이다. 최근 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고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대기업 지배구조개편의 기대가 높아지면서 지주회사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크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제일홀딩스는 하림그룹 지배구조에서 최상단에 위치해 있다. 하림홀딩스 68.1%, 하림 47.9%, 선진 50.0%, 팬오션 51.1% 등 지분을 보유했으며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1964억 원, 영업이익 4507억 원, 순이익 3717억 원을 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1조5734억 원, 영업이익 1036억 원을 거뒀다.
제일홀딩스는 기업공개를 통해 신주 약 2040만 주를 발행해 46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공모자금의 대부분은 팬오션 인수 등에 사용됐던 인수금융 상환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홍국 회장은 제일홀딩스 지분을 8.3% 보유했는데 지난해 제일홀딩스 자사주 80%를 소각하면서 발행주식수가 100만 주로 줄어든 효과를 봐 현재 지분율은 42%에 이른다.
김 회장이 보유한 42만 주는 상장 이후 공모가 상단을 적용할 경우 지분가치가 48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신주 발행으로 김 회장의 보유지분가치는 다소 희석되지만 지배력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금융업계는 김 회장이 제일홀딩스 상장을 마무리한 뒤 하림홀딩스와 합병을 통해 지주회사체제를 갖추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본다.
하림그룹은 5월1일 자산규모가 10조5천억 원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호출자채무보증 기업집단으로 새로 지정됐다. 30대재벌 반열에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내부거래 규제 등 대기업집단 편입에 따른 제한도 많아졌다.
김 회장은 닭고기 가공유통 전문회사로 출발해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사세를 확장해왔다. 이 과정에서 코스닥에 상장된 하림홀딩스와 이번에 상장을 앞둔 제일홀딩스의 2개 지주사 체제로 복잡하고 기형적인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제일홀딩스 기업공개는 김 회장이 하림그룹의 이런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지배력을 다지고 대기업집단 편입에 따른 일감몰아주기 등 규제를 돌파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하림그룹은 장남이 소유한 기업인 올품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점에서 승계를 염두에 둔 전형적인 일감몰아주기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제일홀딩스를 중심으로 지주회사 체제가 구축되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사업역량을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민동기 제일홀딩스 대표는 최근 기업공개를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전 세계 식품산업은 정보통신기술(ICT)의 등장으로 새로운 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기업공개(IPO) 이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접목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포부를 내놓았다.
제일홀딩스가 하림그룹 경영전략을 주도하며 식품유통 및 판매뿐 아니라 신사업에도 대규모 투자를 늘릴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