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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곤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9대 대통령선거를 사흘 앞둔 6일 오전 광주 광산구 비아동 비아5일장 입구에서 기호1번 문재인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
서울 여의도에 사는 ‘직장맘’ 이모씨(45)는 현재 중학교 3학년인 딸의 고교진학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씨는 특목고에 진학하도록 할 계획을 세웠지만 생각을 바꿔 강남으로 이사해 일반고로 보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19일 교육 및 입시와 관련한 포털사이트의 학부모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이씨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학부모 게시글이 적지 않게 올라와 있다.
당장 여름방학을 전후해 과학고나 외고입학을 위한 전형절차가 시작된다. 학생부 성적 외에도 주요 비교과활동, 자기소개서 준비 등을 사전에 해둬야 하는 만큼 문재인 정부 출범에 따른 교육정책 변화를 앞두고 혼란이 클 수밖에 없다.
자녀의 진학문제에 관심이 많은 일부 학부모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한 뒤 앞으로 바뀔 교육정책을 놓고 모여 분석하고 정보를 나누기도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입시를 포함한 교육정책이 바뀌면 현재 중2~3학년이 가장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키드'가 되는 셈이어서 현재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등 특목고, 일반고 체제가 흔들리는 데 우선적으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1순위 후보로 거명되는 김상곤 전 교육감은 자사고와 특목고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김 전 교육감은 선거기간 문재인 캠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교육 관련 공약전반의 설계를 주도했다.
김 전 교육감은 18일 ‘새 시대 새 교육을 그려본다’ 강연회에서 새 정부의 교육철학과 정책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 특목고는 특수한 목적을 위해 설립됐지만 '입시예비고'로 전락한 것이 현실”이라며 폐지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다만 모두가 한꺼번에 폐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교육감은 “일시에 모두 폐지하는 것은 무리”라며 “순차적으로 법과 제도의 틀에 맞게 전환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교육분야에서도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기회의 평등을 철학으로 내걸고 있다. 이명박 정부시절부터 특목고와 자사고 신설 등 수월성 교육을 앞세워왔던 것과 상반된다.
이런 기조에 비춰볼 때 현재 교육감이 재지정평가에서 지정을 취소하는 방식으로 폐지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2014년 처음 재지정평가를 받은 자사고는 2019년 지정취소가 예상된다. 이르면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19학년도부터 자사고와 외고 입시가 추첨제로 전환되거나 일반고 입시와 동시에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또 외고나 자사고 등은 물론 특목고의 또 다른 축인 과학고나 영재고도 폐지대상에 포함돼 고교 완전평준화로까지 나아갈지를 놓고도 관측이 분분하다.
문재인 정부 교육공약의 주요 사항인 고교내신의 절대평가 전환도 교육현장 안팎에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학생들이 성적을 조금이라도 잘 받기 위해 무한경쟁을 벌였던 데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수 있고 궁극적으로 대학입시 제도에 미칠 파급효과도 크다. 수능 절대평가 전환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 것과 맞물려 획기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셈이다.
한 입시전문가는 “새 정부 출범으로 이전 정부에서 추진됐던 수월성보다 평등화에 교육정책이 맞춰지는 것은 확실한 만큼 올해 입시부터 이미 특목고나 자사고 지원자가 대폭 줄어들 가능성도 커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