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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대기업 금융그룹 통합감독 도입에 어떤 영향 받나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7-05-15 15: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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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대기업 금융계열사를 대상으로 통합감독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통합감독을 받게 되면 삼성생명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가 자본으로 인정되지 않아 자본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삼성생명은 삼성 금융계열사의 대표회사라는 공식적인 권한을 확보할 것으로 점쳐진다.

◆ 삼성생명, 자본건전성 악화할 수도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15일 “삼성생명은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이 도입되면 제조업 계열사에 투자한 지분가치를 적격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삼성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급락하는 만큼 당분간 적극적인 자본정책을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생명, 대기업 금융그룹 통합감독 도입에 어떤 영향 받나  
▲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현재 은행을 계열사로 둔 금융지주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그룹 차원에서 감독을 받고 있지만 대기업 금융계열사 및 비은행권 금융그룹은 통합감독을 받지 않고 있다.

이런 금융그룹들은 각 계열사별로 감독이 이뤄지기 때문에 한 계열사의 부실이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옮겨가거나 그룹 계열사끼리의 내부거래가 이뤄져도 감독하기 어려웠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점을 해소하기 위해 대기업 계열 금융그룹 및 비은행 금융그룹을 대상으로 통합감독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금융당국이 2013년부터 통합감독 제도 추진방안을 논의해온 만큼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제도 도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감독 적용대상 선정기준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제도가 도입되면 삼성그룹은 통합감독 적용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선정기준으로 그룹 내 금융자산 5조 원 이상 또는 그룹 내 금융자산 비중 40% 이상 등의 방안이 나오는데 어떤 기준으로도 삼성그룹은 해당되기 때문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도입하려 하는 통합감독 방안을 살펴보면 금융그룹 계열사가 제조업 계열사에 출자한 금액을 제외하고 그룹 전체의 자본이 충분한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6%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지분가치가 자본에 해당하지 않게 되는 셈이다.

삼성생명의 자산규모는 3월 말 기준으로 268조4090억 원이다. 삼성전자 지분(7.6%) 보유액이 포함된 수치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급상승해 삼성생명이 소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는 12일 종가 기준으로 24조3천억 원 수준이다.

삼성생명은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이 3월 말 기준 313%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더라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변수가 생기는 셈이다.

자본건전성이 악화하면 삼성생명이 자본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정부가 적응기간을 주기 위해 금융계열사의 비금융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출자액을 적격자본에서 바로 완전히 제외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차감해가는 방안을 추진할 수도 있다.

◆ 삼성생명, 금융계열사 대표회사로 공식적 권한 획득

삼성생명은 통합감독 제도가 도입되면 공식적으로 삼성 금융계열사의 대표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도 보인다.

통합감독 제도안에 따르면 각 금융그룹은 대표 금융회사를 선정해야 한다. 대표회사는 다른 계열사들의 재무상황과 리스크를 파악해 금융당국에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지주사처럼 그룹의 대표를 맡는 회사가 없는 만큼 책임과 권한을 분명하게 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생명은 삼성 금융계열사 가운데 덩치가 제일 큰 데다 지분구조상 정점에 위치해 사실상 맏형 역할을 해왔지만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뒤 계열사별 자율경영을 펼치기로 하면서 삼성생명이 공식적으로 삼성화재와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공식적인 권한이 불분명했다.

삼성생명이 대표 금융회사에 오르면 각 계열사의 자금흐름 등을 공식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는 만큼 금융계열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데 더욱 수월해지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 정부는 통합감독 제도를 통해 금융계열사들이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정리하도록 해 자연스럽게 금산분리를 이루려하는 것”이라며 “삼성전자 지분과 얽힌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개편과 금융계열사 감독 강화 이슈 속에서 삼성생명의 역할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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